부동산 부동산일반

PF에 수조원 물린 중소건설사 줄도산 공포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5 18:21

수정 2022.10.27 11:08

레고랜드發 자금경색 확산
PF보증액 수천억대 업체 수두룩
태영건설만 2조9000억 달해
저리 발행 회사채 차환도 어려워
미분양까지 떠안을땐 존폐 위기
PF에 수조원 물린 중소건설사 줄도산 공포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촉발된 채권시장 불안에 중소건설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방 주택사업이 주력인 중소건설사의 경우 부동산 경기침체로 미분양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조달 통로가 막히는 이른바 '돈맥경화'까지 겹치면 존폐 기로에 서게 된다. 실제 이미 일부 지방 건설사가 부도를 맞았다.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자금 투입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중소건설업계에선 여진이 이어질 것이란 잿빛 전망이 지배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소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된 대출 및 지급보증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태영건설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383억원가량이다.
여기에다가 지난 20일에는 계열사 '군포복합개발피에프브이'에 대한 96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특히 지난 6월까지 보증을 선 PF 차입금 자금보충약정 실행잔액은 2조9006억원에 이른다.

올해 6월말 기준 동양건설산업의 PF대출 보증금액은 2938억원에 이르는 등 PF 보증금액이 수천억~수조원에 이르는 시공능력 100위 이내의 중소건설사가 적지 않다.

저리에 발행한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도 큰 부담이다. 자금여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사의 채권은 고금리 부담과 불안정한 시장 분위기로 차환발행이 어려워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요 중소건설사의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대부분 금리가 2~4%대로 낮다.

태영건설의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연 이자율 2.33%의 1400억원이다. 재무구조는 녹록지 않다. 태영건설은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488%, 유동비율은 100%를 밑돈다. 유동비율이 100%를 밑돈다는 것은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같은 기간 갚아야 할 부채보다 적다는 의미다.

동부건설의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750억원으로 이자율은 3.54~4.2%다. 아이에스동서의 내년 상반기 만기 회사채는 1200억원으로 이자율은 4.0~4.6%다. ㈜한양은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가 1150억원으로 이자율은 2.1~3.5%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PF 관련 대출기준 강화, 또는 시중의 회사채 매입 등의 지원"이라며 "다만 정부 보증지원은 기존 부동산 PF 등이 대상으로, 건설업계 등이 요구하는 적극적·전면적 지원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우려했다.

지방 사업장별 대출부실 가능성 진단과 선제적 금융지원 방안이 수립되지 않으면 더 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최근 5년간 건설사 도산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도산한 건설사 수는 총 8곳으로 집계됐다. 미분양이 앞으로 쏟아진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돼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2722가구로 집계됐다. 이들 미분양분은 건설사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매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은 "정책금융기관을 활용, 신용보강을 제공함으로써 금융사들의 금융지원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김서연 최용준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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