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 "인삼, 담배회사와 묶여
글로벌 투자가치 인정 못받아"
잉여현금 주주 환원도 주장
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에 대한 5대 주주제안을 26일 공개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글로벌 전략수립, 한국인삼공사 분리 상장, 비핵심 사업 정리, 잉여현금 주주 환원 등이다.
글로벌 투자가치 인정 못받아"
잉여현금 주주 환원도 주장
이상현 FCP 대표는 올해 4월부터 KT&G 측과 수차례 면담을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답을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FCP는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가 더욱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담배 수요가 성장하는 상황에서 '릴'의 글로벌 유통을 경쟁사(필립모리스)에 위탁하지 말고 독자적으로 진행하면서 세계화 로드맵을 수립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자회사 한국인삼공사의 인적분할을 통한 분리 상장도 요구했다. '정관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건강을 상징하는 인삼이 담배회사와 묶여 글로벌 차원의 투자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왔다"며 담배회사 임원이 인삼공사 대표이사로 부임하는 폐쇄적 경영 형태 등을 주요 문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처럼 한국의 인삼은 이미 세계적 슈퍼 푸드 브랜드가 될 준비가 돼 있다"며 "실적을 고려할 때 상장시 4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독립경영을 실시해 20%를 밑도는 수출비율을 대폭 늘리면 상장된 한국인삼공사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은 수년 내 4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KT&G의 주주환원 정책이 글로벌 동종업계 대비 터무니없이 낮다고 주장했다. 9가지 비핵심사업을 정리해 본업에 집중하면 6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할 수 있어 지금보다 3배 이상 주주환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주주의 시각을 대변하는 검증된 사외이사 영입과 경영진 스톡옵션 도입 등을 통해 거버넌스 시스템을 재정립해 KT&G를 최고 수준의 글로벌 ESG 기업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코스피 30위권인 KT&G의 시가총액이 현금 및 자회사 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며 "KT&G가 '주인 없는 회사'라는 오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버넌스를 제대로 정비해 세계 5대 담배회사 KT&G에 걸맞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주가는 현재의 2배, 향후 5배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G의 주가는 2016년 7월 1일 13만7000원에서 이날 현재 9만2800원으로 내려온 상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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