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가업 이어받아 IT기술 접목… 건어물·계란 블루오션 열었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7 17:54

수정 2022.10.27 17:54

자영업 디지털화한 스타트업 눈길
젊은 사업가들 온라인 전환 주도
새 유통 플랫폼 통해 매출 확대
중기부서 ‘디지털 교육’ 진행도
# 1. 건어물 직거래 플랫폼 '다시우리다'를 운영하는 김준우 마이샵클라우드 대표는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건어물점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다시우리다는 약 20여개 카테고리 내 250개의 제철 건어물 상품을 바로 거래할 수 있고, 중간 유통 단계를 축소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 2. 주기별로 달걀을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 '월간계란'을 운영하는 주여달 대표는 외조부 때부터 운영하던 가업인 양계장을 구독경제 모델로 탈바꿈시켰다. 판매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양의 달걀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소셜벤처 인증도 받았다.
달걀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월간계란'
달걀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월간계란'
브이아이코리아의 실시간 견적 및 맞춤형 패키지 박스 제작 서비스 '케이즈'
브이아이코리아의 실시간 견적 및 맞춤형 패키지 박스 제작 서비스 '케이즈'


■전통산업의 '디지털화' 활발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트업 가운데 가업을 이어받으면서도 디지털 전환에 성공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전통 산업에 속하는 양계업과 식품 도소매 등에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비대면 거래 기반 비즈니스에서 영세상인 및 자영업자가 소외받지 않도록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KT, 동반성장위원회, 전국상인연합회와 상생 협약을 맺고 디지털 디바이스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고 온라인 플랫폼 입점과 사용을 지원하고 있다.

부처가 나서서 지원책을 고민할 정도로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은 핵심 과제다. 이중 가업을 승계받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감각이 전통 산업과 만나 새로운 플랫폼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창업가 주도로 고도화된 IT기술과 사업 역량을 내세워 전통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스타트업 중 부모가 하던 사업에 디지털과 IT를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업에서 아이디어 얻은 플랫폼 주목

건어물 직거래 플랫폼 '다시우리다'를 운영하는 마이샵클라우드는 건어물 시장의 유통 판도를 바꾸겠다는 목표다. 다시우리다 플랫폼을 통하면 거래 데이터가 축적돼 고객 관리가 용이해지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어물 추천으로 재구매율로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샵클라우드 관계자는 "건어물 도매 시장은 6조원에 달하는데도 단골 고객 위주로 정기 구매가 이뤄지고 수기로 거래 데이터를 남기고 있다"면서 "현재 고연령층 중심에서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업계이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달걀구독 서비스 '월간계란'은 외국계 화장품 회사의 온라인 마케터였던 주여달 대표가 외조부 때부터 운영해 온 양계장의 디지털 판로를 개척하면서 탄생했다.

주 대표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판로가 막혔을 때도 양계장 특성상 제품의 생산을 인위적으로 멈출 수 없었기 때문에 온라인 판로는 반드시 필요했다"면서 "건강하고 신선한 계란을 일정 주기로 받아서 먹을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을 생각해 냈고 우리 양계장 뿐만 아니라 주변 양계농가의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시간 견적 및 맞춤형 패키지 박스 제작 서비스를 하는 브이아이코리아도 전통 산업의 디지털화에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신윤정 대표는 부모님의 인쇄 공장에서 함께 일하다가 견적부터 주문까지 10분 이내에 맞춤형 패키지 박스를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주문 제작 패키지의 견적을 받고 주문을 완료하기까지 평균 2~3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담당자가 사양을 결정하고 견적과 전개도를 받기 위해 공장에 직접 방문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해결한 것이다. 샘플을 제작하지 않아도 3D 프리뷰로 원하는 구조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최소 제작 수량도 없다.
지난 2020년 론칭 이후 아이더, 멕시카나 등 40여개 기업에서 60만개 패키지를 제작하는 등 시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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