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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들고 개발 더뎌…자율車서 손떼는 스타트업들

[파이낸셜뉴스]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기대되고 있는 자율주행(무인)차 개발이 수년 전의 예상과 달리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무인차와 이를 이용한 차량공유 서비스 확대는 차량 소유를 줄이게 만들어 자동차 판매를 대폭 감소시키게 하면서 자동차 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포드는 지난 2016년 5년 내 무인차를 대량 생산해 차량공유 서비스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었다.
지난 2020년 12월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아르고AI의 시험 주행용 자율주행차가 시내를 달리고 있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공동 투자해 설립한 아르고AI 폐업을 결정했다. /AP뉴시스
지난 2020년 12월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아르고AI의 시험 주행용 자율주행차가 시내를 달리고 있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공동 투자해 설립한 아르고AI 폐업을 결정했다. /AP뉴시스
지난 2009년 구글이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여러 기업들이 수백억달러를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아직 매출을 올리지 못한 채 많은 사업들은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던 중 지난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포드와 폭스바겐 자동차가 공동으로 투자한 자율주행차 개발업체 아르고AI가 창업 6년 만에 폐업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두 기업은 인수 기업을 물색했으나 찾지 못했다.

아르고AI, 6년 만에 자율주행 사업 중단

외신은 아르고AI 폐업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베어스턴스 파산에 비유하며 이것이 그동안 과장됐던 무인차의 종말이라고까지 보도해 충격의 강도가 상당히 컸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IT전문매체들은 완전한 자율주행차는 영원히 실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포드는 아르고AI에 10억달러, 폭스바겐은 26억달러(약 3조6900억원)를 투자해 북미와 유럽 대륙의 무인차 기술의 선두주자가 된다는 야심을 가지면서 한때 시총은 70억달러(약 9조9300억원) 이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 업체는 수익 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자율주행차를 통한 수익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포드의 기술 이사 더그 필드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인 ‘레벨4(L4)’는 가징 힘든 기술로 “인간을 달로 보내는 것보다 더 힘들다”라고 실토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수익성이 있고 완전한 자율주행차는 아직 멀었다”라며 “우리는 반드시 자체 기술을 개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L4 기술에 운전자가 동승하는 ‘레벨3(L3)’인 블루크루즈(BlueCruise) 프로젝트에 대신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이것이 사실상 미래에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자율주행차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이처럼 포드가 보조 운전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에 폭스바겐이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운전 보조기능인 ‘오토파일럿’이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오도하고 있다며 조사를 받고 있는 등 자율주행차 개발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테슬라의 기술이 운전자들의 주행을 돕고 다른 차량과의 안전 거리 유지에는 도움이 되나 테슬라측의 주장처럼 완전한 자율주행이라고 볼 수 없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막대한 개발비 부담…작년에만 17조 투입

자율주행차 개발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게 큰 비용이 부담이 돼왔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자율주행차 개발에 투입된 돈이 1000억달러(약 142조원)를 넘었다.

시장정보업체 CB인사이츠 통계에서는 지난해에만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들이 120억달러(약 17조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는 아르고AI 투자로만 27억달러(약 3조8300억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제너럴모터스(GM) 계열의 자율주행차 개발업체 크루즈(Cruise)도 올해 14억달러(약 2조원)를 잃었다.

자율주행차 기술의 선두로 평가받고 있는 웨이모는 모기업인 구글의 매출에서 나오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비용 부담에 지난 3월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파트너스와 캐나다 연금투자 재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부 펀드, 벤처 자본 앤드리센 호로위츠,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자동차 유통업체 오토네이션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끌어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자율주행 승용차와 화물차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의 시총은 지난 2년동안 81% 줄어들면서 400억달러(약 57조원)가 증발했다.

투자정보업체 크런치베이스 애널리스트 조애너 글래스너는 “투자자들은 포기한 듯 같다”라고 말해 자율주행차 관련 업체들의 어려움을 보여줬다.

포브스는 자율주행차가 이미 몇 곳에서 사용되고는 있지만 대폭 보급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CEO도 지난 2020년에 장담했던 테슬라의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차량공유기업 리프트와 도로 시험 주행 중 행인을 치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한 우버는 수년 전 자율주행차 개발사업부를 매각했다.

애플이 2024년 출하를 계획하고 있는 자율주행차도 현재로서는 힘들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웨이모·크루즈, 무인차 시장 이끌 듯

포드와 폭스바겐과는 달리 GM의 크루즈와 구글 모기업 알파멧의 웨이모는 미국 일부 도시에서 무인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웨이모는 현재 유일하게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통해 수익을 거두고 있으며 앞으로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교통 체증이 적은 오후 10시부터 새벽 5시30분 사이에만 로보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무인차가 장애물을 감지하고 멈추면서 도로를 막는 일이 잦고 과속 차량과 충돌 사고까지 발생하자 크루즈는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했다. 앞으로 피닉스와 텍사스주 오스틴에도 로보택시 운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컨설팅 기업 브룰티앤컴퍼니스 창업자 그레이슨 브룰티는 무인차 산업이 앞으로 웨이모와 크루즈 두 기업 간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난립하고 있는 업체들이 합병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