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같은 애플 공급사인데' 삼성·LG디스플레이 실적 왜 엇갈렸나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31 09:29

수정 2022.10.31 11:20

LCD 65% 의존 LGD, 中 저가 공세에 2분기 연속 적자
아이폰14 프로·프로맥스 흥행에...삼성D '최대 분기 이익' 달성
LGD "LCD 패널 생산 축소 앞당겨...차량용 디스플레이, 새먹거리로"
삼성D "대형 디스플레이 수익성 개선 추진"
아이폰14 시리즈.
아이폰14 시리즈.


삼성D·LGD 실적 추이
(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2021 3분기 1.49조 5293억
2021 4분기 1.32조 4764억
2022 1분기 1.09조 383억
2022 2분기 1.06조 -4883억
2022 3분기 1.98조 -7593억
(삼성D·LGD)
[파이낸셜뉴스] '디스플레이 양강'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3·4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아이폰14의 프리미엄 모델의 수요 증가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낸 데 반해 또 다른 애플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세에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3·4분기 매출이 6조7714억원, 영업손실 75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7조2232억원, 영업이익 5289억원으로 호실적을 거둔 지난해 동기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 2·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0.8%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55.5% 가량 늘어났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3·4분기 매출 9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한 1조98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최대 분기 이익이다.

양사 모두 애플 제품에 쓰이는 패널 중 절반 이상을 납품했으나 실적은 딴판이다. 업계에서는 두 곳 모두 애플 납품 비중이 높으나 주력 제품의 차이로 다른 실적이 나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일한 애플 공급사지만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을 애플 PC 모니터(아이맥)와 노트북(맥북), 태블릿PC(아이패드)에 공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55%에 달한다. 아이패드도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LCD 비중이 약 38%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65%를 책임지는 LCD는 중국발 저가공세와 공급과잉이 맞물려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대부분 LCD 패널 가격은 원가보다 낮아졌고, 4·4분기에도 L자형 침체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반면 지난 6월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가격 하락의 여파에서 자유롭다. 2000년부터 모바일용 OLED를 준비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 현재 모든 스마트폰(아이폰)의 디스플레이를 OLED로 전환한 상태라 삼성디스플레이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장착된 물량은 82%에 달한다. 고급형인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맥스는 대부분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로 TV 등의 수요가 낮아지고 아이폰14가 하이엔드 모델 위주로 흥행을 거두며 중소형 OLED에 공들인 삼성은 실적이 좋은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여전히 LCD에 발목이 잡히면서 적자를 연속으로 냈다"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계획했던 시점보다 LCD 출구 전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경영전략그룹장은 "LCD 패널을 생산하는 국내 7세대 팹에선 13만장을, 중국 8세대 팹에선 8만장을 축소할 예정"이라며 "7세대 팹은 당초 계획보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축소 계획을 앞당길 예정이고, 비슷한 시기에 8세대 생산도 축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미래먹거리로 점찍었다.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오토마케팅담당은 "올해 오토용(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 수주금액은 4조~5조원 규모로 2020년 2조원에 비해 대폭 성장했다"며 "오토용 패널 수주금액은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게이밍, 모니터 TV 등 퀀텀닷(QD) 디스플레이 대형 디스플레이 수요에 맞춰 투자도 강화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QD 고객사 반응이 긍정적인 만큼 투자 기조도 수요에 맞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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