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배우 윤홍빈이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도왔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전했다.
윤홍빈은 30일 자신의 SNS에 "참사는 함께 아파하고 애도해야 할 사건"이라며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좋겠어서 글을 쓰게 됐다"고 적었다.
윤홍빈은 "메인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였고,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번은 했던 것 같다"며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한 여성이 넘어진 걸 보고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른 여기서 나가자고 이야기를 하며 빠져나가기 위해 수십분을 노력해야만 했다”고 위험천만 했던 분위기를 설명했다.
윤홍빈은 "경찰이나 구급대원의 인력이 부족해 저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다"며 "20분 넘게 CPR을 실시하고, 여자친구도 팔다리를 주무르며 인공호흡을 하고, 어떻게든 다시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함께 울면서 간절히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골목에서는 수십명이 CPR을 실시했고, 사방에서 "제발 눈떠"라는 말이 들려왔다고 했다.
그는 "골목에서 수십명이 동시에 CPR을 실시하며 ‘제발 눈 떠’라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고, 제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 밖에 없었다. 제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윤홍빈은 예견된 참사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참사는 전조증상이 충분히 있었고, 예방이 가능했던 참사였다"면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가 사전에 있었고 경찰분들은 대로변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세계음식문화의 거리에 들어와 있었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측통행을 할 수 있도록 가운데 경찰분들이 서 있기라도 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많은 경찰공무원이 너무나 힘들고 고생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배치를 잘못한 사실이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제발 모두가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다"면서 "원인을 밝히고 반복되지 않는 거에만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해서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윤홍빈은 2010년 KBS 드라마 ‘명가’를 통해 데뷔한 후 2014년 TV조선 드라마 ‘불꽃 속으로’에서 류진의 아역으로 열연했다. 최근 영화 '인질', '시간이탈자', '암살'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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