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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석유업체들에 횡재세 부과 시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1 07:03

수정 2022.11.01 07:03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재닛 옐런(왼쪽) 재무장관,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10월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의회에 에너지 업체들에 대한 징벌적 과세인 '횡재세' 부과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EPA연합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재닛 옐런(왼쪽) 재무장관,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10월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의회에 에너지 업체들에 대한 징벌적 과세인 '횡재세' 부과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EPA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엑손모빌, 셰브론 등 미 양대 석유메이저들에 생산 확대를 촉구했다.

생산확대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이들의 사상최대 순익에 횡재세를 물릴 수 있다는 으름장도 놨다.

오는 8일 중간선거가 민주당에 불리한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중간선거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문제에서 막판 역전을 노리는 노림수로 횡재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바이든 "생산확대 다시 촉구"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석유업체들에 생산확대를 다시 촉구했다.


바이든은 이날 연설에서 미 가계의 생활비를 낮추고, 에너지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기록적인 순익을 투자에 쏟아부을 것을 다시 촉구했다.

바이든은 아울러 에너지 업체들이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석유업체들에 징벌적 세금과 기타 규제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의회에 촉구했다.

사상최대 순익
미 석유메이저들은 28일 실적발표에서 또 한 번 사상최대 순익을 공개했다.

2월 28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가 급등세 속에 시작된 사상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미 최대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은 200억달러 가까운 분기순익을 기록했고, 경쟁사인 셰브론은 2·4분기에 기록한 사상최고 순익에 약간 못 미치는 112억달러 순익을 발표했다.

유가 상승 부담
석유메이저들이 생산 확대에 소극적인 가운데 미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뛰고 있고, 이는 8일 중간선거를 앞 둔 백악관과 민주당에 악재가 되고 있다.

미 기름값은 여름 성수기가 지나면서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바이든이 취임하기 이전에 비해 60% 넘게 높은 수준이다.

유권자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기름값 고공행진으로 인해 민주당은 8일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 지위 모두를 공화당에 내줘야 할 판이다.

바이든은 10월 초에도 에너지업체들에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미 에너지 업체들에 보내는 내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라면서 "순익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활용해서는 안된다. 그 시기가 지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VS 월스트리트
바이든이 이윤을 투자에 돌려 생산비를 낮추고, 석유·천연가스 생산을 확대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는 생각이 다르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에너지 업체들이 막대한 이윤을 자사주매입이나 배당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28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석유산업이 이윤 일부를 미국인들에게 직접 되돌려주는 것에 관한 논의가 많다"면서 "사실 그게 바로 분기 배당 형태로 엑손모빌이 지금 하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트윗을 통해 "주주들에게 이윤을 나눠주는 것은 미 가계를 위해 가격을 낮추는 것과 같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바이든은 미 유가 하락을 위해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고 있다.


바이든은 유가가 배럴당 67~72달러 수준이 되면 SPR을 다시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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