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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뉴트로 바람 타고 돌아온 ‘88 리턴즈’, 또 단종 '수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3 05:00

수정 2022.11.03 05:00

88리턴즈 담배 이미지. /KT&G 제공
88리턴즈 담배 이미지. /KT&G 제공
[파이낸셜뉴스] KT&G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연초담배 '88 리턴즈(88 Returns)'가 또다시 단종됐다.

이로써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88' 제품을 재해석한 이 담배는 권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급성장하고 '복고열풍'이 식으면서 재출시 21개월만에 다시 자취를 감추게 됐다.

10년만에 재출시된 추억의 담배, 판매 부진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편의점 채널에서의 88리턴즈 발주가 중단됐다. KT&G의 영업사원들은 지역 매장을 돌면서 해당 제품의 단종을 알리며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복고열풍'이 주춤하고, 추억의 맛으로 이슈를 몰았던 88담배가 판매부진 끝에 단종됐다고 볼 수 있다.

유해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알려진 권련형 전자담배의 유행이 연초담배 전반의 소비를 위축시킨 것도 하나의 배경이다.

최근 담배시장의 화두는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간 대결이다. 약 2조원대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두고 '일루마'를 내세운 필립모리스와 '릴'을 앞세운 KT&G가 격돌하는 모양새다. KT&G는 오는 9일 권련형 전자담배 릴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2년 만에 리뉴얼된 이번 제품은 스마트폰과의 연동 기능이 특징이다. 올해 초 KT&G는 시장 점유율 45%를 넘기며 궐련형 전자담배 1위 자리에 안착했다.

달라진 젊은 소비자들 입맛…전자담배 인기

1위 자리를 뺏긴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일루마 프라임'과 '일루마'의 출시를 알렸다.

일루마 시리즈는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와 달리 담배 가열 블레이드가 없는게 특징이다. 블레이드는 전자담배의 핵심 부품으로 담배를 기기에 끼우면 가열하는 기능을 한다. 블레이드가 부러질 일이 없고, 따로 청소해주지 않아도 된다. 기존 전자담배 이용자들은 블레이드의 파손 및 찌꺼기 잔류 현상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

88 고유의 특성인 담배 본연의 맛이 젊어진 소비자 '입맛'에 맞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자담배와 연초담배를 함께 이용하는 흡연자를 중심으로 담배 본연의 맛이나 냄새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담배 본연의 맛을 강조한 88리턴즈가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계기가 됐다.

KT&G는 지난해 88의 상징인 하늘색을 패키지 색상으로 정하고 국보 1호 숭례문 그림을 삽입한 88 리턴즈를 출시했다. 당시 고급감과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88의 소프트(팩) 케이스가 아닌 하드(곽) 케이스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88 제품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념해 1987년 처음 출시됐다. 1988~1995년 8년 동안 국내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88은 당시 유행했던 세계화에 발맞춰 KT&G의 담배 중 처음으로 영문으로만 표기된 담배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