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돈의 대이동] 10억 넣으면 이자 5000만원, 부자들이 움직인다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2 11:15

수정 2022.11.02 13:07

현금 부자들, 4~5% 은행 예금에 몰려
10억원 초과 고액계좌 787조9150억원
지난해 8월 이후 본격화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고액 예금 또한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예금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이후 본격화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고액 예금 또한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예금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침체되자 고금리 정기예금에 목돈을 넣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이자수익으로만 웬만한 직장인 연봉을 얻을 수 있게 되자 10억 넘는 고액예금 잔액은 800조원에 육박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 예·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한 총예금 규모는 787조91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1조6800억원(10%)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10억원 초과 고액 예금 계좌수도 지난해 6월 말 8만4000개에서 지난해 말 8만9000개, 올해 6월 말 9만4000개로 훌쩍 뛰었다.

특히 10억원 초과 고액계좌 중 정기예금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정기예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528조9780억원으로 전년 말(509조8150억원)과 비교해 3.8% 증가했다.

반면 법인·개인기업의 일시 여유자금을 예치하는 기업 자유예금은 같은 기간 234조7850억원에서 237조3960억원으로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저축예금의 경우 24조4480억원에서 21조430억원으로 13.9%나 감소했다. 일시적으로 돈을 넣을 수 있는 대신 이율이 낮은 저축예금, 기업 자유예금보다 고금리를 보장하는 정기예금으로 목돈이 몰린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이 파는 정기예금 총 9개 중 5개 상품이 4%대 이상의 금리를 준다.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은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으로 12개월 기준 4.71% 금리를 제공한다. 10억을 예치한다면 이자수익만 4710만원(세전)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 고액 자산가 입장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다“며서 ”아파트 매매가가 최근 수억원씩 하락하고 있으나 10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두면 1년 이자로 웬만한 직장인 연봉 규모인 5천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어 최근 고액계좌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