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시민 구조에 참여했던 'BJ 배지터'의 영상이 정부의 요청으로 유튜브에서 삭제 조치됐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해밀톤 호텔 옆 골목에서 벌어진 참사 발생 당시 가까스로 살아남은 BJ 배지터는 근처에서 구조를 도우며 현장 중계를 했고, 한 누리꾼은 그의 생방송 영상을 풀버전으로 녹화한 것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사고 전 이태원 거리의 상황과 참사 당시의 모든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또한 배지터가 구조 활동을 하기 전, 먼저 그를 구해주며 화제가 됐던 '청재킷 의인' 등의 모습도 담겨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영상은 유튜브 공개한지 이틀 만에 무려 16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의식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등 충격적인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어, 누구나 시청이 가능한 유튜브에 공개된 것을 두고 걱정을 내비치는 목소리가 많았다.
전문가들도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정신적·심리적인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를 겪을 수 있다"며 관련한 사진이나 영상을 많이 보지 말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상을 절대 지우지 말라"며 "절대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꼭 자료로 남겨달라"고 요청하는 댓글도 이어지며 누리꾼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2일 유튜브는 결국 "정부의 법적 신고로 인해 해당 국가 도메인에서 사용할 수 없는 콘텐츠"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영상을 차단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사건을 파악하기 좋은 영상이지만 호기심으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트라우마를 줄 영상이긴 했다", "나도 영상 보고 마음 아파서 이틀을 못 잤다", "전문가들이 보지 말라는 데는 이유가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잘 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정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유가족과 부상자 등을 위한 정신 건강 대책을 내놨다. 30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부상자 가족 등에 대한 심리치료를 위해 국가 트라우마 센터 내에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팀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리 지원 대상자는 유가족 600여 명과 부상자, 목격자 등으로 보건복지부 긴급 전화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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