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그대로 굳으면 힘들까봐..사망자 손 모으고 다녔다" 생존자의 슬픈 구조활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3 06:52

수정 2022.11.03 17:25

이태원 참사 생존자 증언. 출처=MBC
이태원 참사 생존자 증언. 출처=MBC

[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의료진을 도와 시신의 손과 다리를 모으고 다녔다”고 사고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전했다.

생존자 A씨는 지난 1일 MBC 프로그램 PD수첩과 인터뷰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이었던 오후 10시 9분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 112에 ‘이러다 압사 사고 난다’고 신고 전화를 했던 때를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와 같이 단차 20㎝ 정도 되는 곳에 올라서 있었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밑에 다른 남자아이가 부모님하고 같이 힘들어하고 있는 걸 보고 가게 문을 막 두드려 ‘아이라도 안으로 넣어달라’고 부탁해 가게 안으로 집어넣었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에서 살아남은 A씨는 압사 사고로 쓰러진 사람들에게 곳곳에서 심폐소생술이 진행되는 가운데 의료진을 도왔던 일을 전했다. A씨는 “(의료진들이) 이분 손이라도 모아드리라고, 시신이 굳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 시신이 대(大)자로 있으니까 다리랑 손 좀 모아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대로 굳으면 나중에 힘든가 봐요. 관에 들어갈 때나 이럴 때. 그래서 그때부터는 (시신의) 손을 모으고 다녔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돌아가셨지만 고생이라도 덜하시게 손을 계속 모으고 다녔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며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서울 경찰청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는 156명, 부상자는 172명이다.
사망자 156명 중 내국인은 130명, 외국인은 26명이다.

정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유가족과 부상자 등을 위한 정신 건강 대책을 내놨다.
사고 유가족이나 부상자 및 가족 등은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서울 거주자), 국가트라우마센터(서울 외 지역 거주자, 외국인)에서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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