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뉴스1) 고동명 강승남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검은 리본을 정부 지침과 달리 글씨가 있는 방향으로 바꿔달았다.
3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오영훈 지사는 지난 2일부터 '추모'가 쓰여있는 리본을 가슴에 패용해 내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같은날 오 지사가 4·3 유족에게 희생자 보상금 지급 통지서를 전달하는 자리에서도 해당 리본을 단 모습을 볼 수 있다.
오 지사는 참사가 발생한 다음날인 10월31일 도청 별관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서 헌화와 분향을 할때만해도 아무 글씨가 없는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다만 제주도 차원에서 검은리본과 관련한 지침이 변경된 것은 아니어서 공무원들은 여전히 글씨없는 리본을 달아 근무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검은리본을 원하는대로 달도록 하고 있다"며 "정부 지침과 다르게 착용했다고 해서 규제를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지침도 물론 중요하지만 희생자들을 진정으로 애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오 지사가 리본을 바꿔 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검은리본은 행정사무감사 중인 도의회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추모 리본, 국민의힘 의원들은 글씨없는 검은리본을 달고 참석했다.
제주도는 이날 기존 합동분향소 현수막을 '이태원 사고 사망자'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로 변경했다.
앞서 행안부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쓰도록 지자체에 권고했으나 이를 두고 "사건을 축소하고 정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오 지사는 이 같은 여론과 의견을 공감해 전날(2일) 오후 늦게 '사고 사망자'를 '참사 희생자'로 변경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고 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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