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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주택가격 급락과 인구구조 특성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3 18:13

수정 2022.11.03 18:13

[서초포럼] 주택가격 급락과 인구구조 특성
[서초포럼] 주택가격 급락과 인구구조 특성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은 대규모 주택공급 정책이었다. 이유는 2018년 이후 주택가격 급상승 원인이 주택공급 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도 이에 대한 근거로 2020년 말 주택보급률(주택수/일반가구수)은 전국이 103.3%로 2017년 말의 수준이고, 서울은 94.9%로 2012년 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주택가격의 결정은 경기동향, 금리 등의 영향을 받지만, 기본적인 결정과정은 일반 재화처럼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5년간(2016~20년)의 연평균 주택공급(준공기준)은 전국이 56.7만호, 수도권이 28.4만호였고, 최근 10년간(2011~20년)의 공급은 전국이 55.8만호, 수도권은 25.6만호였다. 최근 5년간 주택공급은 언론의 지적과 다르게 이전 5년보다 줄지 않았다.
주택보급률(주택수/일반가구수)이 떨어진 원인은 주택보급률의 분자를 이루는 주택수(공급)의 감소가 아니라, 분모인 일반가구수(수요)의 급증에서 찾을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국 가구수 증가는 2016~19년에 26.9만~34.4만가구로 연평균 30.2만가구였는데, 2020년과 21년에는 51.0만, 54.7만가구로 약 1.7배 정도 급격히 늘어났다. 수도권의 가구수도 2016년과 17년에 12.4만, 14.9만가구에서 2018년과 19년에는 16.8만, 15.7만가구로 늘어났다(표 참조). 가구수 변화의 특징을 요약하면 전국이나 수도권 모두 2018~21년이 정점인 ∩자형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주택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지난 5년간의 주택공급 감소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2018~20년경 실수요자인 가구수의 급격한 증가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가구수가 2018~20년을 정점을 찍고 다시 급감하는 이유는 인구구조상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 급등기인 1955~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는 연평균 81만명씩 730만명이 태어났고, 이들의 자녀 세대인 에코부머는 1979~92년까지 연평균 68만명이 태어났다. 베이비부머 시기의 정점을 1958~60년생으로 보면 에코부머 세대의 정점기는 이들의 자녀가 태어나는 30년 후인 1988~90년생이고, 이들이 다시 청년기가 되어 독립하거나 결혼하는 2018~20년경에 가구수의 급증이 일어난 것이다. 주택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있어서 인구구조상의 특성을 고려한 선제적 정책이 필요했으나, 이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던 것이다.


현 시점에서 유념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가구수의 급상승에 따른 2018~20년의 수요초과시장 상황에 맞추어져 수립된 3기 신도시 정책이다. 3기 신도시 주택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2030~33년 가구수의 연평균 증가는 12.5만가구에 그치는데, 이는 2018~20년 평균 가구수 증가인 38.7만의 32%, 2020년의 51.0만가구와 비교하면 25%에 그친다.
따라서 2030년경에는 실수요자 급감에 따른 공급초과시장 상황으로 주택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구자훈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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