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주석궁 등 북한 '급소' 찌르는 훈련..'비질런트 스톰'에 北 발끈하는 이유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4 08:00

수정 2022.11.04 08:00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참가한 공군 KF-16 전투기. (공군 제공) 2022.11.1/뉴스1 /사진=뉴스1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참가한 공군 KF-16 전투기. (공군 제공) 2022.11.1/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지난 2일 각종 미사일 25발을 퍼부은 데 이어, 3일 밤에도 동해상으로 포병 사격 80여발을 가하는 등 9·19 합의를 위반하며 강도 높은 도발을 이어갔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한 맞대응으로 한국과 미국이 3일 오후 공군 연합 공중 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기간 연장을 발표했는데, 이후 북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라며 대남 비난 성명을 낸 뒤 추가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이에 북한을 ‘발끈’하게 한 비질런트 스톰이 어떠한 훈련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3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은 현 상황을 통제 불능의 국면으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이 ‘비질런트 스톰’ 훈련 기간을 연장한 것에 대해 반응이었다. 박정천은 이를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고도 했다.
이로부터 약 1시간 뒤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또 북한은 같은 날 오후 11시 28분께부터 강원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포병 사격 80여 발을 가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예민하게 나오는 것은 비질런트 스톰이 그만큼 북한의 ‘급소’를 찌르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비질런트 스톰은 한국과 미국이 상호운용능력과 전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15년부터 실시해온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의 명칭을 2022년부터 바꿔 기존보다 그 규모를 확대해 실시한 훈련이다.

이번 비질런트 스톰에는 우리 공군 F-35A 스텔스전투기와, F-15K·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 대의 항공전력에 더해 미군의 F-35B 전투기,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 대를 포함해 모두 240여 대가 참여하고 있다. 출동 횟수도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일본 미군 기지에 주둔 중인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가 처음으로 국내 기지에 착륙해 훈련에 참여했다. 훈련에는 공중전을 통해 북한 전투기들을 3일 이내에 궤멸시키고 700개 이상의 주요 표적을 타격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표적에는 북 핵·미사일 기지는 물론 공군 기지, 미사일·잠수함 기지, 주석궁, 지휘소, 주요 군수 공장 등이 포함돼 있다.

훈련은 지난달 31일 시작했고 원래 4일까지였지만, 한미는 전격적으로 기간을 더 늘리기로 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다.
연합 훈련 연장 결정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2015년부터 시행된 '비질런트 에이스'는 한미 공군이 공중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고 전시 항공작전 절차 숙달을 위해 시행돼 왔다.
그러다 2018년부터 '전투준비태세종합훈련(CFTE)'이라는 명칭으로 우리 공군 단독 훈련과 대대급 이하 소규모 연합 공군훈련으로 축소 진행됐으며, 2019년에는 아예 훈련을 실시하지 않은 바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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