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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기, 급매 열풍"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6 07:00

수정 2022.11.06 07:00

[파이낸셜뉴스]
암호화폐 겨울 속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기들이 급매 처분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6월 4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인근의 비트메인 암호화폐 채굴 설비. 로이터뉴스1
암호화폐 겨울 속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기들이 급매 처분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6월 4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인근의 비트메인 암호화폐 채굴 설비. 로이터뉴스1

암호화폐 가격 저공행진이 지속되는 '암호화폐 겨울'이 길어지면서 비트코인 채굴기들이 급매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이하 현지시간) 비트코인 채굴기들이 급매로 팔리고 있다면서 가장 효율이 좋은 비트코인 채굴기도 지난해 가격의 77% 낮은 수준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고성능 채굴기도 1년 사이 77% 가격 폭락
암호화폐 채굴 서비스 업체 룩소르테크놀러지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 절차에 활용됐던 이 기계는 채굴기 성능을 나타내는 단위인 100'테라해시'당 약 24달러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지난해 106달러 하던 것이 80% 가까이 폭락했다.


암호화폐 상승기에 급성장했던 코어사이언티픽 같은 채굴업체들이 채굴기계들을 급매로 내놓으면서 시장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상승기에 수억달러를 빌려 채굴을 위한 컴퓨터를 사들이고, 이 기계들을 설치하기 위한 창고들을 지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암호화폐 가격은 폭락했고, 이들은 여기에 더해 막대한 이자 비용까지 지불하게 됐다.

이자 급등에 포장도 안 뜯은 기계까지 급매
비트코인 가격이 1년 전보다 약 70% 폭락한 가운데 암호화폐 채굴업체들은 불어나는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자금난 속에서 보유 채굴기들을 급매로 처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업체 가운데 한 곳인 코어사이언티픽은 앞서 2일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장비 대금을 비롯해 일부 금융부채를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말이면 보유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재 여러 가지 옵션을 알아보고 있다.

파산이 임박했다는 우려 속에 이 업체 주가는 올들어 99% 폭락해 0.16달러로 추락했다.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테라울프 주가가 올들어 93% 폭락했고, 스트롱홀드디지털마이닝은 94%, 라이엇블록체인은 74% 폭락했다. 허트에잇마이닝은 70%, 마라톤디지털홀딩스는 67% 폭락했다.

어떤 업체들은 막 새로 산 기계도 헐 값에 내놓고 있다.

아르고블록체인은 지난달 말 박스에서 뜯지도 않은 신상품 채굴기 3800대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룩소르 최고운영책임자(COO) 이선 베라는 서반구에 암호화폐 채굴기를 살 수 있는 곳은 약 30 곳을 조금 넘는다면서 "거의 모두가 판매자로 나섰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채굴기를 살 만한 업체들은 이미 거의 모두 매각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금융자본이 헐 값에 사들여
이 공백을 금융자본이 농락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비트코인신탁으로 유명한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투자는 최근 헐 값에 나온 암호화폐 채굴기들을 구입해 운영하는 펀드를 꾸렸다.

이 업체는 2013년 출범해 현재 운용자산 규모가 13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의 억만장자 암호화폐 투자가인 우지한의 빗디어테크놀러지스 등 암호화폐 장비업체들도 인수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빗디어도 암호화폐 채굴기를 인수해 운영하기 위한 2억5000만달러짜리 펀드를 출범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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