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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전약후]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피임약'…35살된 '마이보라'

뉴스1

입력 2022.11.06 07:01

수정 2022.11.06 07:0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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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사전 피임약은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여성의 인생 설계나 출산 계획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피임약은 피임 목적뿐 아니라 월경주기 관리, 생리통 완화, 호르몬 조절 등 여러 이유로 활용되고 있다.

피임약은 대부분 화학합성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복합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호르몬 성분에 의해 신체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무턱대고 복용하기엔 걱정이 앞서지만, 전문가와 상담하면 큰 문제는 없어 약국서 구매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이 중 국내 피임약 시장 상위권에 랭크돼있는 '마이보라'는 1988년 국내 처음 출시돼 무려 35년 넘게 판매되고 있는 피임약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마법…독일 쉐링사 개발

마이보라는 세계 최초로 피임약을 개발한 독일 쉐링사에서 탄생했다. 이후 독일 바이엘사가 쉐링을 인수해 마이보라는 바이엘쉐링 제품이 됐다. 그 뒤 국내에서 바이엘과 마이보라를 공동 판매해온 동아제약이 2015년 마이보라를 인수했다. 현재 마이보라의 우리나라 허가권, 상표권, 제조방법 및 생산 노하우, 판권 등 모든 법적 권한은 동아제약이 갖고 있다.

마이보라의 성분은 에스트로겐인 에티닐에스트라디올(0.03mg)과 프로게스테론 계열인 게스토덴(0.075mg)이다. 이 중 에티닐에스트라디올이 1938년 쉐링의 한스 헤를로프 인호펜(Hans Herloff Inhoffen)과 월터 홀베그(Walter Hohlweg) 박사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먹는 합성 에스트로겐이었다.

인호펜은 1931년 독일 베를린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영국 런던의 코트랜드 생화학연구소에서 근무한 후 1936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쉐링의 주요 연구소 부소장으로 재직했다. 이 때 성 호르몬 합성을 집중 연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 성분인 게스토덴은 1975년 처음 만들어졌고 1987년 피임약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갱년기 호르몬 요법으로도 쓰였다.

◇3세대 피임약…21일간 정해진 시간에 매일 복용

피임약 성분들은 배란 방지 작용기전을 통해 임신을 막는다.

에스트로겐의 경우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GnRH) 분비를 저하시킨다. 성선자극호르몬은 난포자극호르몬(FSH)과 황체형성호르몬(LH)으로 나뉘는데 결과적으로 이 두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시켜 미성숙 난자인 난포 형성을 막는다.

프로게스테론은 배란을 촉진시키는 황체형성호르몬(LH) 분비 증가를 억제해 배란을 막는다. 또한 착상을 어렵게 하거나, 자궁입구에서 정자가 통과하지 못하게 만들어 임신을 어렵게 한다.

먹는 피임약은 60년간 꾸준한 개발을 거듭해왔다. 프로게스틴 종류에 따라 2∙3∙4세대 피임약으로 구분한다. 이들은 1세대 피임약에 비해 에스트로겐 함량을 0.05㎎에서 0.015~0.03㎎ 수준으로 낮춰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성분과 용량, 용법 등 도입으로 먹는 피임약 선택의 폭이 더욱 광범위해졌다.

마이보라가 속한 3세대 피임약은 게스토덴·데소게스트렐 성분 계열이다. 여드름과 구역질 등 2세대 피임약에서 발생하는 안드로겐 관련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다. 4세대 피임약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마이보라는 일반적으로 전 달에 복용하지 않은 경우 월경이 시작되는 1일째부터 복용을 시작한다. 그러지 못했을 경우 월경 시작 5일 이내라도 시작하면 되지만 피임효과를 완전히 기대할 순 없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든 복용 첫 1주일간은 별도의 피임기구 등 비호르몬적 피임법이 병행돼야 한다. 월경 시작 후 5일이 지났다면 다음 월경 때까지 기다렸다가 복용한다.

21일간 매일 일정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21정을 복용한 뒤 1주간 휴약기를 갖는데, 이 기간 중 생리가 시작된다. 생리가 끝나지 않았더라도 1주간 휴약기가 지나면 새로운 팩 복용을 시작한다.

다만 흡연은 먹는 피임약으로 인한 중증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성을 증가시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35세 이상 여성에게 현저히 나타나는데, 이 나이에 해당하는 흡연자는 약을 투여해선 안 된다.

이외에도 에스트로겐 의존성 종양 환자나 혈전색전증, 뇌혈관, 심근경색 등 환자 그리고 중등도 및 중증 고혈압 환자 등 여러 투여 금지 환자 군이 있다. 그 밖에 사용자에 따라 이상반응도 다양하기 때문에 약사의 복약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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