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손등 '노인성 반점', 늦을수록 치료 까다롭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6 07:34

수정 2022.11.06 07:34

[파이낸셜뉴스] 사이클, 등산, 골프 등을 좋아하는 김 모씨는 지난해부터 얼굴과 손등에 '노인성 반점'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원장은 "노인성 반점을 다 같은 검버섯이라고 생각하지만 노인성 흑자 등 다양한 색소 질환이 있다"며 "특히 손등은 잘 안보이기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노인성 흑자인 경우 생각보다 치료가 까다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버섯은 색소성 피부 양성종양이다. 피부의 표피를 기준으로 위로 자라는 경향을 보이며, 크기는 1mm부터 2~3cm 이상으로 자라기도 한다.

반면 노인성 흑자(일광 흑자)는 표피에서 주로 피부 깊은 곳인 진피 쪽으로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자외선 노출이 길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흑자의 색소 병변은 더 깊어진다.


노인성 흑자가 발생한 피부 부위에서는 몇 가지 변화가 나타난다.

첫째, 피부의 표피와 진피 연결 부위는 미세한 너울 모양의 굴곡이 있다. 이를 '표피능(rete ridge)'이라고 한다. 자외선에 의해 색소가 침착된 뒤 시간이 흐르면 표피능은 진피 방향으로 곤봉 모양으로 깊게 증식한다. 하지만 색소 질환의 하나인 주근깨에서는 표피능이 증식하지 않는다.

둘째, 표피 아래층(기저층)에서 멜라닌 색소의 양이 증가한다.

셋째, 시간이 흐르면 진피에서도 자외선에 의한 색소성 변성이 일어난다.

처음 노인성 흑자는 표피에 국한돼 있으나 색소침착 부위가 점점 깊어지고 멜라닌 세포와 멜라닌 색소가 증가하면서 일종의 '난치성 색소 질환'이 된다.

일반적으로 피부과학에서 난치성 색소 질환으로는 '베커 모반' '밀크커피 반점' '기미' 등을 꼽지만, 노인성 반점도 오래되면 '난치성'으로 변할 수 있다.

깊은 색소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레이저 출력을 높이면 피부에 염증이 발생하고 낫는 과정에서 다시 색소가 침착하는 '염증 후 색소침착(PIH)' 위험이 증가한다. 반대로 출력을 낮추면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김 원장은 "검버섯이나 흑자가 얼굴보다 손등에 난 경우에 치료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경험 많은 피부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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