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韓日 관함식 참석은 되고..지소미아는 왜 안돼?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7 12:50

수정 2022.11.07 13:58

日 해상자위대 국제관함식 우리 해군 거수경례..논란 지속
일각선 한일군사협력 재개 신호탄 해석.."지소미아로 이어져야"
지난 6일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서 소양함에 오른 우리 해군이 일본 이즈모함을 향해 거수 경례했다. 이즈모함에 탑승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소양함의 거수경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일본 방위성 해상자위대 유튜브 공식 채널 생중계 갈무리.
지난 6일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서 소양함에 오른 우리 해군이 일본 이즈모함을 향해 거수 경례했다. 이즈모함에 탑승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소양함의 거수경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일본 방위성 해상자위대 유튜브 공식 채널 생중계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지난 6일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서 우리 해군이 전범기인 욱일기를 향해 거수경례를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욱일기 경례'에 대한 비판과 한미일 군사협력 재개의 당위성에 대한 목소리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면서 제7차 핵실험 강행이 임박한 가운데 정작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조속한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소미아의 경우 북핵 또는 미사일 도발시 한일 양국간 정보 공유를 통한 북핵 공조를 위해 필요한 양국간 정보교류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집권 여당측에선 북핵 대응 공조 강화를 위해 하루빨리 지소미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정치권 및 외교가에 따르면, 우리 해군이 전날 일본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서 욱일기를 향해 거수경례한 것을 놓고 국내 일각에선 강도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독도지킴이로 널리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려했던 일이 발생해 실망스럽지만, 이 상황에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젠 대안을 만들어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정말로 치욕적인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고 개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이번 일을 빌미로 일본은 이제 더 떳떳하게 국제행사에서 욱일기를 들고나올 게 뻔하다"고 주장한 뒤 "벌써 일본 극우들은 저의 SNS 디엠(DM)에서 조롱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일본과 세네갈간 조별리그 경기때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를 흔들며 응원해 세계적으로 논란이 됐던 경험을 상기시키며 카타르에서 열리는 월드컵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에도 욱일기 응원이 펼쳐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야당도 거세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도 기어코 우리 해군이 일본 욱일기에 거수경례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당초 우리 해군 함정은 지난 1일 일본에 도착했다. 최신예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000톤급)은 6~7일 일본 도쿄만 일대에서 있을 조난 및 화재선박에 대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수색 및 구조를 위한 훈련(SAREX)에 참여한 뒤 10일께 한국으로 귀항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한일 이외에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등 13개국에서 함정 30척 등이 참여했다.

앞서 우리는 2002년 구축함 광개토대왕함, 2015년 대조영함을 일본 관함식에 파견한 바 있고, 일본도 1998년, 2008년 우리 관함식에 참가한 바 있다.

다만 우리는 2018년 제주도 국제관함식때 일본을 초청했지만 당시 일본은 해상자위대 대신 국기를 사용해달라는 우리측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이번 관함식 참여를 놓고도 정치권 등에선 욱일기에 대한 거수경례 여부를 놓고 갈등이 확산됐지만 정부는 해상자위대기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점과 북핵 및 미사일 위협이 최고조에 달하는 등 엄중한 한반도 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 참가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와는 별개로 정작 북핵 대응을 위한 한일간 공조시스템인 지소미아에 대해선 양국이 정상화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및 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에선 북한의 핵 위협 및 미사일 도발에 대해 강력 규탄하는데 합의한 반면 지소미아 정상화에 대해선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초기 단계에선 한국의 정보능력이 강하지만, 종료 단계에선 일본이 우세하다"며 "이 같은 이유로 실시간 정보공유가 필요하지만, 지소미아의 비정상으로 지금 한일 간에는 정상적인 정보교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상적인 한일 실시간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체계를 다시 정상화해야만 북핵 위협에 공동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실험 위협이 최고조에 달하는 현재 무엇보다 한일 군사협력 체계의 조속한 재개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무력 시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일 군사협력 재개는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7년 만에 일본 관함식까지 참석한 만큼, 지소미아를 비롯한 한일 군사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3일 진행된 한일의원연맹 총회 외교안보위에선 양국 의원들은 정상회담 정상화와 안보대화 강화에는 어느정도 의견일치를 봤지만, 지소미아 정상화 문제는 최종 성명문에 포함되지 못했다.


태 의원은 "한일의원총회가 재개되면서 한일관계가 정상화의 길에 들어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동아시아에서 신냉전이 시작되는 지금 한미일 안보 협력체계를 다시 정상화해야만 북핵위협에 공동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지소미아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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