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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진, 배양한 인공 혈액 세계 최초 수혈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7 16:44

수정 2022.11.07 17:09

英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 인공 혈액 임상시험 시작
인공 혈액 정착되면 희귀 혈액형 환자도 안심
헌혈받은 혈액팩.로이터뉴스1
헌혈받은 혈액팩.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연구실에서 인공적으로 배양한 사람의 혈액이 사상 처음으로 인체에 직접 투여됐다

영국 BBC는 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애슐리 토이 교수팀이 인체의 인공 배양 혈액 거부반응 여부를 관찰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최소 10명의 건강한 지원자에게 정상 혈액과 실험실 배양 혈액을 4개월 간격으로 5~10ml씩 투여하는 연구에 착수했으며 첫 참가자 2명은 이미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470ml의 일반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통해 적혈구를 배양했다. 3주간 배양된 줄기세포에서 생성된 수혈 가능한 적혈구는 약 150억개다. 인체의 혈액 총량인 5L의 혈액에 있는 적혈구의 총 숫자는 약 25조개로 알려져 있다.

토이는 "미래에는 가능한 많은 혈액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무실에 설치된 기계에서 헌혈한 혈액으로부터 배양 혈액을 계속 생산하는 게 우리 비전"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환자에게 수혈이 필요한 경우에는 헌혈로 받은 혈액을 쓰는 것이 직접 연구실에서 배양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저렴하다.

그러나 일부 희귀한 혈액형을 가진 환자들은 유사시 헌혈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큰 낭패를 겪을 수 있다. 또한 겸상 적혈구 빈혈증 같은 질환이 있는 환자도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구하기 어렵다. 이번 배양 혈액 실험은 이처럼 피를 구하기 힘든 특정 환자들에게 제공할 혈액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토이는 "어떤 혈액형은 매우 드물어서 영국에 헌혈할 사람이 10명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며 "희소한 봄베이 혈액형은 영국 전체 비축량이 3차례 수혈분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적혈구는 보통 120일 동안 기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헌혈 혈액에는 어린 적혈구와 오래된 적혈구가 섞여 있어 실제 기능 기간은 120일보다 짧다. 연구팀은 실험실 배양 혈액에는 모두 어린 적혈구만 있어 120일간 정상 기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혈액 배양은 재정 및 기술적인 면에서 아직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현재 기술로 혈액을 배양하는 데 드는 비용은 헌혈로 혈액을 얻는 것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헌혈 혈액에서 채취한 줄기세포 역시 증식 능력에 제한이 있어 혈액을 임상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대량으로 배양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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