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승선실습생 여성비율 상향 권고했더니…'해기사, 여성 못하는 업무' 답변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승선실습생 선발 시 성별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인권위 권고에 해당 대학과 해양수산부가 '해기사 업무는 체력이 약한 여성이 수행할 수 없는 직무', '남성 해기사에 대한 역차별 우려' 등을 회신했다.

또 '실습제도 전면폐지 우려', '고급선원 공급 부족 심화' 등 권고 내용과는 동떨어진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가인권위에 따르면 앞서 △여학생 현장실습 비율을 남학생과 동등한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 마련 △국내 선원이 근무하는 선박의 시설현황 점검 및 여성 선원의 승선을 위한 실질적 개선 조치 △해기사면허 항해사·기관사·운항사·조종사 등 해기사 자격면허 소지 선원에 대한 성별 통계 구축을 A대학교와 해수부에 권고했다.

이에 대해 A대학은 여학생 현장실습을 확대하면 해운사에 경영리스크를 부과해 현장승선 실습제도의 전면 폐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회신했다. 또 여성 해기사의 승선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여성 해기사 양성이 향후 고급 선원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선내에서 성 관련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해기사 업무는 체력이 약한 여성이 수행할 수 없는 직무라며 업무의 상당 부분이 남성에게 전가돼 오히려 남성 해기사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 10월18일 A대학교와 해수부가 인권위의 권고를 일부만 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승선실습 등 교육과정에서 성차별을 해소하고자 하는 인권위 권고의 취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해운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이라며 "인권위의 권고를 온전히 수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A대학교는 선원법 및 선박직원법 등의 개정을 통해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해수부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또 해운사 및 한국해운협회 등 관련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해 인권위의 권고를 이행하고, 비승선 취업을 희망하는 여학생의 진로를 지원하겠다고 회신했다.

해수부는 국내 선박의 시설현황을 점검했고, 선원에 대한 성별 통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