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압사사고 인근 해밀톤호텔 대표이사를 피의자로 전환하고 호텔 운영과 관련된 자료 확보를 위해 호텔 등을 압수수색 했다.
특수본은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과 대표이사의 주거지와 해밀톤 호텔, 본관 바로 뒤에 있는 별관 건물 등에 수사관 14명을 보내 호텔 운영과 인허가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특수본은 해밀톤호텔 본관 2층 뒤쪽 등 호텔 주변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건축법 위반 등)로 A씨를 입건했다. 이로써 특수본은 이임재 총경 등 총 7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특수본은 확보한 압수물과 현장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해밀톤호텔의 불법 건축물이 참사로 인한 인명피해를 키우는 데 얼마큼 작용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특수본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입건 논란이 커지자 공정하게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최 서장 입건이 현장 구조 지휘자에게 부당한 처사라는 비판여론에 대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특수본은 최성 서장이 참사 발생 이전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도 즉시 현장에 나가지 않았다는 의혹을 바탕으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 입건한 바 있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가 성명을 내고 "국민들도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진정한 책임자 처벌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내부 문건과 보디캠 현장 영상, 소방 무전 녹취록 등 수사 상황을 종합해 입건했다"며 "소방대응단계 발령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참사 이후 신고가 이어졌을 때 '대응 2단계'를 제때 발령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실제 당일 현장 지휘팀장이 10시 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후 2단계 상향까지는 30분이 걸렸다. 3단계 상향은 11시 48분이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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