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들 "2금융권 신용유지 협조... CP·ABCP 매입 등 유동성 공급" [금융시장 냉각 심화]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9 18:29

수정 2022.11.09 18:29

금융위-은행권 간담회
증안펀드 출자금 규제 완화
위험가중치 100%로 하향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최근 자금시장 경색과 관련해 시중은행들이 제2금융권의 신용 유지에 최대한 협조하고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도 나서기로 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은행장들은 9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은행권이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CP, ABCP, 전단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 10월 한달간 CP, ABCP, 전단채는 4조3000억원, MMF는 5조9000억원, 특은채와 여전채는 6조500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또 은행 간 자금조달 경쟁 심화로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은행권이 은행 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 안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으로 자금이 쏠려 제2금융권 등 다른 부문에서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상승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의 자금조달 및 운용 지원을 위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와 예대율 규제완화 조치를 한 데 이어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의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도 코로나19 당시와 동일하게 하향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증안펀드의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250%에서 100%로 하향해 출자를 더욱 용이하게 하려는 조치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흥국생명이 지난 2일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 불안요인 가운데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응해야 할 때가 있다"면서 "콜옵션 미행사 결정 이후 금융위가 보도자료를 내고 해명했지만 해명이 안될 것 같아서 조치했고 9일 콜옵션 행사 직전까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사례는 대주주가 증자를 하는 형식으로 해서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대외적인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항상 플랜B를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내년부터 안심전환대출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 주택가격 요건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계획을 두고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식으로 형평성을 따지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적어도 주거와 관련된 비용은 저희(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경제여건이 바뀐 만큼, 보금자리론·안심전환대출·적격대출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당과 협의할 것"이라며 "안심전환대출 9억원을 두고 문제가 있다고 하면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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