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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름 불러드리는 것이 패륜이냐" vs 주호영 "비극을 정치에 이용"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1 15:13

수정 2022.11.11 15:13

이재명 "유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애도하는 게 패륜이냐"
vs 주호영 "2차 피해 우려.. 패륜 멈추고 금도 지켜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11.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11.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과 영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격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가적 참사와 비극을 당리당략에 이용하려고 한다"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에 "패륜 행위를 멈춰라"고 일갈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단 공개를 주장한 것과 관련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 행위", "비극을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나쁜 습성"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 공개를 거부한 적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대법원 역시 보훈처의 비공개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유공자 명단은 개인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이라며 "민주화운동 유공자의 명단도 비공개가 정당하다면 유족 대다수가 원치 않는 이태원 희생자 명단은 왜 공개돼야 하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명단이) 공개될 경우 희생자와 유족의 인격권 침해 등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명단과 영정 공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야당을 향해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나. 국가적 참사와 비극을 매번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나쁜 습성을 당장 버리기 바란다"라며 "패륜 행위를 멈추고 공당의 정도를 지켜라"고 직언했다.

같은 날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 페이스북을 통해 "유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애도하는 것이 패륜이냐. 고인의 영정 앞에 그의 이름을 불러드리는 것이 패륜이냐"라고 물었다. 여당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의 명단 공개를 비판하자 이 대표가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참다 못해 한 마디 한다. 국민의힘은 참사 앞에서도 이러면 도대체 어떡하냐"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역공에 나섰다. 그는 "국면전환을 위해 애쓰는 것 같은데 제발 다른 것 신경쓰지 말자. 정쟁에만 매몰되면 상식적인 사고가 되지 않는다"면서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여야 정치권은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부터 희생자 추모 방식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상에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을 하고 애도를 하는가. 유족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이름과 영정을 당연히 공개하고 애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156명 희생자 명단을 파악하자고 한다.
희생자 명단을 다 파악해서 다시 분향소를 차려 장례절차를 하겠다는 이야기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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