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이지한(24) 어머니가 이태원 참사로 아들이 떠난 후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어머니 A는 11일 이지한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혹시 지한이가 이 글을 어디에선가 읽을 수 있을지도 몰라서 이렇게 편지를 남겨. 다시는 이런 일이 그 어떤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구나"라면서 "'꼭두의 계절' 촬영을 앞두고 많은 고생과 노력을 했지. 운동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고, 식단 조절하느라 '엄마 이거 더 먹어도 될까?'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항상 마음이 아팠어. 드디어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가 돼 방영을 앞두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니 너무 어이없고 황당해서 지금도 믿을수가 없구나"라고 썼다.
"네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네 핸드폰을 껴안고 잠이 들때 엄마는 뜨는 해가 무서워 심장이 벌렁벌렁거려.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냐'며 네 침대방에 들어가면 내손을 꼭 한번씩 잡던 내 보물1호. 어떻게 나보다 먼저 보낼수가 있을까. 발인 때 너를 사랑하는 수백명의 지인, 친구, 형들을 보니 우리 지한이가 '잘 살고 있었구나'는 생각에 더 억장이 무너지고, 삶의 의미를 더 이상 찾기가 싫어지더라."
A는 "아침에 해가 뜨는게 무섭고, 배가 너무 고파 내 입으로 '혹시 밥이라도 들어가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내 입을 꿰매버리고 싶은 심정이야. 사고 싶은게 있어도 엄마 부담 될까봐 '내가 돈 벌어서 사면 된다'고 말하던 지한이. 봉사활동도 다녔다는 걸 몰랐어. 항상 오른손이 하는 걸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더니...그렇게 착한 일도 했었구나"라고 돌아봤다.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너의 관을 실은 리무진을 에스코트할때 고마워 해야 하니? 이런 에스코트를 이태원 골목에 해쥤으면 '죽을 때 에스코트는 안 받았을텐데···'라는 억울함이 들었어. 너무 분하고 원통하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존경한다 아들아, 보고싶다 아들아, 고생했다 아들아, 다시 볼 수는 없겠니...하느님 저를 대신 데려가고 우리 지한이를 돌려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이지한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께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사망했다. MBC TV 드라마 '꼭두의 계절'로 지상파 데뷔를 앞두고 있었다. 의사 '한계절'(임수향)의 전 남자친구 '정이든'에 캐스팅됐지만 유작이 됐다. 이정준이 후임으로 결정됐으며, 재정비를 마치고 7일 촬영을 다시 시작했다. 애초 연말 방송 예정이었지만, 내년 초 전파를 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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