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엠씨 임영현 대표 20여년 전 사재 3억원 출현해 마련한 '딸 부잣집'
임 대표"출소자에게 가정을 선물하고 싶었다"
출소자들 제대로 된 경제활동하지 못하는 경우 많아
빛 나는 활동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기부
출소자들에 대한 경제지원은 국가에서도 적극 지원하기 어렵다. 도덕적 흠결이 있는 사람에게 과연 지원이 필요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도 지원은 필수적이다. 도움을 통해 범법자가 사회에 적응하게 되면 재범률을 낮출 수 있고, 결과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임영현 지오엠씨 대표는 출소자들을 지원할 집을 덜컥 기부했다.
■1999년부터 출소자 주거개선 위해 힘써
15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지오엠씨 사무실에서 임 대표를 만났다. 임 대표는 2000년에 서울 송파구의 2층 양옥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 기부했다. 출소한 청소년들이 머물수 있는 '딸 부잣집'이다. 딸 부잣집의 당시 시세는 3억 6000만원. 부동산114에 따르면 당시 시세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30평대 아파트를 1.5채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전부 개인 돈으로 마련했다. 남편에게 1억 3000만원을 빌리기까지 했다. 그는 소년원을 출소한 청소년에게 따뜻한 가정을 선물하고 싶었다"며 "장롱과 책상, 피아노 등 가정에 있을 법한 가구로 딸 부잣집 내부를 채워 최대한 가정집같은 느낌이 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1999년부터 소년원에 복역하는 아이들을 후원해왔다. 소년원에서 만난 이들 상당수는 가정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출소를 한 후 오갈 곳이 없다는 점이다. 원조교제를 하는 이유도 일부는 숙식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임 대표는 "어린 출소자들 사연을 보면 안쓰러운 경우가 많다"며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소년원 봉사활동에서 만난 아이들이 남같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역시 장밋빛 인생만을 살아온 것은 아니다. 2009년에 사업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자자가 자본금을 차입해 회사 통장에 입금하는 '무자본 M&A' 사기에 걸렸다. 이 사건으로 기업가치는 1조 3000억원에서 14억원으로 추락했다. 급기야 증시에서 퇴출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회사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임대표는 출소자들을 위한 주거지원 사업에 발 벗고 나섰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함께 진행하는 임대주택 지원사업에서 선정 위원으로 활동했다. 공단의 행정일을 도왔다. 출소자들의 가정을 방문하며 먹거리와 생필품을 기부하는 활동을 이어 갔다. 임 대표는 "출소자들은 범죄이력으로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부 이유를 설명했다.
■사회안정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선행을 했지만 주변에서 핀잔도 많이 받았다. 죄 짓지 않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왜 굳이 출소자를 도와야 하느냐는 비난이다. 임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장학금 기부와 조손가정 후원 등 남들이 알아주는 '좋은 일'들은 많다"며 "그런 일들은 할 사람들이 많지만 출소자를 지원하는 어두운 일은 나서는 사람이 없다. 내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피의자들이 출소 후 경제적 자립에 실패하고 사회에 복귀하지 못한다면 생계를 위해 결국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임 대표는 "물론 범죄를 저지르는 일은 나쁜 일이다. 하지만 복역을 통해 죗값을 치렀다면 이제 그들이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작은 구멍 정도는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