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음악·공연

아무리 늙어도 드뷔시 '달빛'을 연주할 수 있다면

뉴스1

입력 2022.11.16 08:45

수정 2022.11.16 08:45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치매에 걸릴 사람은 걸린다. 하지만 아무리 중증 치매라고 해도 피아노만은 칠 수 있다고 한다. 너무 멋지지 않은가! 아무리 늙고 시들어도 드뷔시의 <달빛>을 화려하게 연주할 수 있다면."

신간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는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에세이로 이름을 알린 일본의 에세이스트가 은퇴 후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하며 겪은 다양한 감상을 담은 것이다.

많은 아이가 그렇듯 저자 역시 어릴 적 피아노를 접했지만, 긴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다 쉰 살에 직장에서 은퇴한 뒤 문득 피아노에 마음이 갔고, 그렇게 40년 만에 피아노를 다시 시작했다.



'역시, 피아노를 그만둔 이유는 분명했어.'

저자는 깨닫고 또 깨닫는다. 피아노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게다가 이제는 노안 때문에 악보는 두 배로 확대 복사를 해야 한다.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해프닝이 저자의 생생한 문체로 담겼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저자는 깨닫는다. 인생 후반전에 누려야 할 즐거움은 그전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남들이 보기에 완벽하지 않더라도 매 순간 열정을 다하는 마음가짐이 앞으로의 인생을 즐겁게 만든다는 것을 말이다.


저자는 '늙음' '노후'와 같은 단어 앞에서 좌절했지만, 피아노를 만난 뒤 비로소 즐겁게 나이 들어갈 수 있다고 고백한다.

◇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 박정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