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빚내서 자금조달… 기업 부실 우려 커진다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6 18:10

수정 2022.11.16 18:10

9월 은행 대출 연체율 0.03p 하락
만기 연장 등 금융조치 이어진 탓
기업대출 한달새 13조 이상 불어
금융당국, 주의깊게 모니터링중
국내 은행의 9월 원화대출 연체율이 전월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대출 연체율 수치는 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 등 금융지원 조치가 이어진 탓도 있다. 특히 최근 기업들이 대출을 급격히 늘리고 있어 '부실의 댐'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0.21%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전월 말보다 0.03%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전년 9월 말 대비로도 0.02%p 내렸다.


신규 연체 발생액(1조1000억원)은 전월 수준이었지만 연체채권 정리 규모(1조7000억원)가 전월 대비 많이 늘어난 데 기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 등 조치에 따른 착시 효과가 있는데다 대개 은행은 분기 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연체율은 통상적으로 분기 중 상승했다가 분기 말에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9월 말 현재 기업 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보다 0.04%p 하락한 0.23%였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0.05%)은 전월 말(0.13%) 대비 0.07%p,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0.27%)은 전월 말(0.30%) 대비 0.03%p 줄었다. 또 중소법인 연체율(0.33%)은 전월 말(0.38%) 대비 0.05%p,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0.19%)은 전월 말(0.20%) 대비 0.01%p 감소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보다 0.01%p 내린 0.19%였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12%)은 전월 말(0.12%)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0.37%)은 전월 말(0.42%) 대비 0.05%p 줄었다.

최근 기업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인해 대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금융당국도 주의깊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기업 원화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169조2000억원으로 한 달 새 13조7000억원 불었다. 증가 폭은 10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컸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9조3000억원 증가했다는데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10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개인사업자 대출 1000억원을 포함해 4조4000억원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 대출이 늘어난다고 해서 바로 연체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차주들이 부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면서 "대기업의 가수요적인 대출은 자제하고 필요한 쪽으로 자금이 조달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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