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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미분양 ‘폭탄’… 내년에도 새 아파트 쏟아진다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7 18:06

수정 2022.11.17 22:15

고금리에 얼어붙은 분양시장
올 9월 미분양 4만가구 넘었는데
내년 상반기 또 15만가구 공급
급급매 내놔도 거래 안이뤄질듯
전국에 미분양 ‘폭탄’… 내년에도 새 아파트 쏟아진다
금리인상발 부동산경기 침체에도 내년 상반기 수도권에만 6만가구 이상의 공급 물량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가 실종되고 집값하락으로 미분양이 쌓이는 상황에서 공급량이 대거 늘면 주택시장 침체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업체 아실 등에 따르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내년 상반기 공급 예정 물량은 총 6만1492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8839가구와 비교하면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전국적으로는 14만9766가구로 올해 상반기 11만3571가구에 비해 31.8% 늘어난다.

주요 지방 도시들도 대부분 내년 상반기에 아파트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
울산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1660가구가 공급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4182세대가 대기 중이다. 1년 만에 공급물량이 2.5배로 불어난다. 경북은 내년 상반기 총 5219가구 신규 공급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116가구에 비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물량이다.

대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총 1만341가구가 공급됐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1만5843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인천은 올해 상반기 2만835가구에서 내년 상반기 2만2634가구로 늘어난다. 경상남도는 같은 기간 3403세대에서 4211세대로 공급량이 증가한다.

미분양 증가에도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공급이 내년 상반기에도 늘어나는 것에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1604가구로 전달에 비해 27.1% 증가했다.

경기 일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가 많이 나오는데 이조차도 잘 안 나가는데 분양 물량이 더 많아지면 거래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선 미분양에도 꾸준한 물량공급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는 준비 기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필요한 시기에 대비해 공급은 꾸준히 있어야 한다"며 "분양사업에도 손익분기점이 있어서 미분양이 일부 발생한다고 해서 분양사업자가 손해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이 발생한 곳을 들여다보면 입지, 인근 시세 대비 과도한 분양가 등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미분양 과정을 통해 시장 내 공급 수요에 맞는 적절한 가격을 조정해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R 연구위원은 "전년 동기에 비해 내년도 전체적인 물량이 늘어나지만 지역별로 세세하게 보면 집값이 많이 빠진 곳은 공급이 줄어드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며 "어느 정도 소화가 될 곳은 되고 필요한 곳엔 더 공급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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