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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금리 연 5% 넘자 수백억 들고 은행 가는 큰손들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7 18:13

수정 2022.11.17 18:13

당국 "은행 자금조달 경쟁 자제"
정기예금 금리 연 5% 넘자 수백억 들고 은행 가는 큰손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를 돌파하면서 기업보다 더 많은 자금을 은행에 맡기는 개인이 늘고 있다. 수백억원대 자산을 몽땅 예금으로 묶는 사례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사 대표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채 발행을 제약했던 금융당국은 또 다른 수단인 예금금리 인상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5%를 돌파했다. 은행 예금이 다른 투자상품 수익률을 넘어서면서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에만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47조원가량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00조원을 넘는다.

오랫동안 들던 적금을 깨거나 수십억, 수백억원의 뭉칫돈을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강남권 일대에서는 일반기업보다 더 큰 돈을 들고 오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예금 등 수신상품은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이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자금경색을 풀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막고 있는 만큼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 됐다. 은행들은 자연스럽게 자금조달을 위해 예금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대내외 금리인상 기조도 예금금리 인상을 가속하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을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또 대출금리도 끌어올려 취약차주의 대출금리 부담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으로의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같은 수준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대출금리도 법정 최고금리 연 20%를 넘길 수 없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권은 자금조달 경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은행채 발행이 막힌 상황에서 자금을 유치하려면 각 은행이 금리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과도하다고 보는 시각이 부담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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