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러 니키타 치브린 인터뷰
탈영·탈출 후 스페인에 망명 신청
민간인 학살 지목된 러 부대 소속
키이우 및 하르키우 인근에 배치
민간인 살해·성폭행·약탈 등 전언
러군 사기 저하…"모두 탈출 원했다"
"전쟁 멈추기 위해 모든 일 할 것"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러시아 군인 니키타 치브린(27)과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치브린은 지난 15일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인터뷰는 공항 출입국관리센터에 억류돼 있던 16일 저녁 전화로 이뤄졌다.
그는 러시아의 이른바 '특수 군사 작전'에 참전한 뒤 고국을 탈출한 두 번째 러시아 병사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치브린은 제64독립근위차량화소총여단 소속으로 우크라이나에서 4개월 이상을 보냈다. 이 부대는 지난 3월 키이우 주(州)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가디언은 입대하게 된 배경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게 된 과정, 전투 상황, 탈영 및 망명 과정 등을 상세히 다뤘다.
치브린은 지난해 6월 군에 입대했을 때만 해도 전쟁에 직접 참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입대한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침공을 감행한 지난 2월24일 벨라루스 국경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넘어가 직접 참전하게 됐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줄 몰랐다. 우리 모두 속았다"고 회상했다.
침공 첫 날 자신의 지휘관들에게 전쟁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정비에서 육체 노동으로 임무가 전환됐다. 치브린은 "그들은 나를 감옥에 가두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지휘관은 나를 청소부와 짐꾼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있던 4개월여 동안 자신은 한 번도 총을 쏘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 한 달여 동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30마일(약 48㎞) 떨어진 리피우카 마을에서 보냈다. 이 기간 그의 부대는 부차와 안드리우카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부대를 부차 점령 부대로 지목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부대에 '위병대'라는 명예 칭호를 수여하고 "위대한 영웅주의와 용기"를 칭찬했다.
그는 머무는 동안 총격을 직접 목격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부대원들이 가전제품 등을 약탈했을 것이라고 추정했고 동료들 사이에 부대원들의 성폭력 및 민간인 살해 연루 소문도 돌았다고 털어놨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성폭행했다는 유엔 조사와 일치한다. 또 러시아 수사 사이트 아이스토리는 안드리우카에서 민간인을 쏴 숨지게 한 치브린의 부대 소속 군인의 자백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3월 키이우 외곽에서 퇴각하면서 하르키우 북동부 부하이우카 마을로 보내졌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동안 부대의 사기는 "극도로 낮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러시아군의 사기가 저하됐다는 광범위한 언론 보도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그는 "모두 군에서 나갈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우리가 도망쳤다면 사령관들이 쏘겠다고 위협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결국 6월16일 러시아로 식량을 가지러 가던 트럭 안에 숨어 탈영했다. 그리고 인권 단체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를 탈출했다.
치브린은 우크라이나에서 겪은 경험을 국제 재판소에서 증언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는 "나는 숨길 것이 없다. 이것은 러시아가 일으킨 범죄 전쟁"이라며 "그것을 멈추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17일 저녁 공항 출입국관리소에서 풀려났다. 치브린은 망명을 신청, 마드리드에서 난민들을 위한 임시 대피소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당국은 신변 보호 등을 이유로 이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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