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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숙원' 금투세 2년유예 가닥.. 증권거래세-대주주 기준 두고 설전

野, 여론 압박에 '조건부 2년 유예'로 입장 선회
증권거래세 인하·대주주 기준 새 관전 포인트
정부 "증권거래세 인하 시기상조"
與 "조건부로 주고받을 사안 아냐.. 신중하게 심사"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10.27/뉴스1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10.27/뉴스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2.11.18. 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2.11.18. 뉴시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야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1.18/뉴스1 /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야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1.18/뉴스1 /

[파이낸셜뉴스] 올해 개미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금융투자소득세가 2년 유예돼 2025년부터 과세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조건부 유예' 방침을 밝히면서다. 정부·여당의 압박에다 개미투자자들의 금투세 유예 여론이 커지자 민주당이 한 발 물러난 셈이다.

민주당이 조건으로 제시한 △내년 증권거래세 0.15%로 인하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대주주 기준) 10억원 유지를 두고 정부·여당과 거대야당 간 줄다리기가 새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식·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 상품으로 연간 5000만원이 넘는 양도차익을 거둔 투자자에게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지방세 포함 세율 22~27.5%)가 2025년 1월1일부터 과세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2023년 1월1일부터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선회해 조건부 2년 유예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다.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당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식입장을 '유예'라고 밝히면서 전제 조건과는 상관없이 유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중론이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18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증권거래세를 내년 0.15%로 낮추고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유지하는 걸 전제로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국민의힘은 같은 날 "이제라도 민주당이 개미 투자자들의 목을 비트는 정치를 멈추고 금투세 2년 유예를 검토하기로 한 것은 민생을 위한 이성적 결정이 될 것"이라며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논의의 핵심은 증권거래세 인하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대주주 기준)이다.

김 의장은 "정부가 금투세 2년을 제안하면서 대주주 기준을 100억원으로 높인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증권거래세 문제점 때문에 주식 양도소득세를 신설했는데 20년의 역사를 거슬러 다시 대주주 기준을 100억원으로 올린다면 초부자 감세"라며 대주주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투세 도입의 핵심은 세금을 신설하는 목적이 아니라 증권거래세를 낮춰서 소위 개미 투자자들의 거래 과정에서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며 "정부는 증권거래세를 현행 0.23%에서 내년 0.20%로 낮추자고 했는데, 증권거래세를 내년 0.15%로 낮추는 방침은 (민주당이) 후퇴가 어렵다"라고 분명히 했다.

정부는 지난 7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완화하고, 코스피 거래세를 내년 0.05%·2025년 0%로, 코스닥 거래세는 내년 0.20%·25년 0.15%로 순차적으로 완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부·여당에서는 민주당의 '조건'을 쉽게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2년 유예하고 주식양도세 과세 기준을 1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이 정부안"이라며 "현재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취약해 새로운 과세체계 도입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동의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여당에서도 증권거래세 인하 및 대주주 기준 유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기류다. 박대출 기획재정위원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금투세 유예와 조건부로 주고받고 할 사안은 아니다. 받기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안심사소위에서도 계속 논의해야 하면서 접점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위 조세소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하면 하고 말면 말지, 조건부로 하는 건 부정적"이라며 "민주당에 수세에 몰리니까 지렛대로 삼아서 증권거래세 인하, 대주주 기준 유지를 하려는 모양인데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 입장을 선회하는 '면피용'으로 내세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또한 지난 18일 논평에서 "금투세 유예에 또다시 이런저런 조건을 붙여 누더기 가짜 법안을 만든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께 돌아간다. 국민의힘은 하나하나 철저히 검토해 국민을 위한 법안 마련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신중한 검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21일부터 조세소위를 열어 금투세 유예, 증권거래세 인하 등 정부 세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