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fn이사람] "융복합 의료제품은 아이디어 싸움…교내 창업 활성화돼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0 16:00

수정 2022.11.20 18:14

이상래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결합 잘하면 대기업과도 경쟁가능
美 대학은 교수 1명이 40곳 창업
창업 컨설팅·단계별 지원 필요해
사업 가능한 연구로 환자 도울 것
이상래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이상래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화이자 같은 다국적 대기업과의 경쟁이요? 신약 개발에선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융복합 의료제품 개발은 결합 아이디어만 좋으면 가능합니다."

20년 가까이 생명과학 분야 연구에 종사한 이상래 아주대 의대 교수(사진)의 연구원칙은 확고하다. 연구를 위한 연구는 지양한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융복합 의료제품에 집중하고 있는 이 교수는 의대 교수 역할 외에도 아주대의료원 실험동물연구센터 소장과 아주첨단의료바이오연구원 원장을 맡아 창업 지원에까지 나서고 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결합된 융복합 의료제품 글로벌 표준 가이드를 연구하는 이 교수는 "융복합 의료제품은 '누가 더 좋은 아이디어로 기존에 허가된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환자 편의성을 고려해 결합하는가'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융복합 의료제품으로는 약물 방출 스텐트,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웨어러블 인젝터 등이 꼽힌다.
실제 융복합 의료제품의 세계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6.4%로, 2027년까지 1865억달러(약 2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출연한 연구사업인 '융복합 의료제품 촉진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 교수는 "융복합 의료제품 인허가나 유통단계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면이 있다"며 "융복합 의료제품 안전성에 대한 평가기준과 평가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있었지만 성과는 여전히 부족하고 산업계에선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 확보와 관련해 교내 창업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고 촉구한 이 교수는 "미국처럼 교수 1명이 30~40개의 회사를 창업하기 힘든 여건이지만 적어도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소규모 연구비 지원보다 창업 단계에서부터 사업 경험이 많은 실질적 멘토그룹의 컨설팅과 사업 단계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의학 전공 뒤 신약개발 연구를 위해 의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데 이어 백신 개발 과정으로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 교수는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17년간 근무하면서 국가영장류센터장, 영장류자원지원센터장, 바이오의약인프라사업부장, 오창분원장까지 역임한 베테랑 연구원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논문 170여편, 특허 20여건 등 성과를 내놓은 이 교수는 "연구를 위한 연구보다 사업화가 가능한 연구를 해나갈 것"이라며 "연구의 성과가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교수의 향후 계획도 창업이 초점이 다.
그는 "교내 연구원을 통해 창업을 지원하고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 비임상, 임상, 인허가, 생산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기업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현재 의료제품 개발의 다양한 단계에 있는 기업이 16개지만 향후 50개, 100개 기업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미래는 창업에 달려 있다"며 "의료제품 전주기 서비스 플랫폼인 아주첨단의료바이오연구원을 기반으로 창업대학 설립에 이바지하고 싶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혁신적 기업가를 양성하는 학교를 만들어 한국형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가 탄생하는 것을 보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