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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치마·노출·음주 등 안되는 것 많은 카타르...이젠 '무지개와 전쟁'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3 08:46

수정 2022.11.23 08:46

21일 로라 맥알리스터 전 웨일스 국가대표팀 축구 선수가 무지개색 모자를 쓰고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하고 있다. 출처=BBC 캡처
21일 로라 맥알리스터 전 웨일스 국가대표팀 축구 선수가 무지개색 모자를 쓰고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하고 있다. 출처=BBC 캡처

[파이낸셜뉴스] 카타르가 무지개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카타르 곳곳에서 무지개가 등장하자 카타르 당국과 FIFA(국제축구연맹)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웨일스의 경기가 열린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 입장하던 관중이 '무지개' 모자를 압수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다양한 색으로 구성된 '무지개'는 국제적으로 성소수자 차별을 반대하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일부는 카타르의 인권 문제를 꼬집는 차원에서 이번 월드컵에서 무지개가 그려진 옷·모자 등을 착용하고 있다.


영국 BBC는 22일(한국시간) "전 웨일스 축구선수이자 FIFA 평의회 후보였던 로라 매컬리스터가 미국과 웨일스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무지개 모자를 벗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무지개 모자를 착용하고 경기를 관전하려던 매컬리스터는 보안 검색대에서 제재를 받았다. BBC가 공개한 영상 속에는 보안 검색요원이 매컬리스터에게 모자를 벗으라고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로라 맥알리스터는 결국 요원이 모자를 압수한 후에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맥알리스터는 이 사실을 트위터에 공개한 뒤 "이 문제에 대해 진행 요원들과 얘기를 나눴다"며 "여전히 우리의 가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축구 전문 기자 그랜트 월도 지난 22일 SNS에 무지개가 그려진 옷을 입은 사진을 올리며 "경기장 안전 요원이 나를 25분간 입장시키지 않았고, 내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그들은 내 옷이 정치적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윌은 추후 "불필요한 실랑이 끝에 여전히 이 티셔츠를 입고 미디어 센터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독일 등 유럽 7개 팀은 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담은 '무지개 완장'을 월드컵 경기에 차고 나가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FIFA는 선수가 사용하는 장비에 정치, 종교적 의미를 내포한 문구나 이미지가 담겨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주장들이 완장을 찬다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각 팀은 무지개 완장 착용을 포기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란과의 경기 킥오프 직전 무릎 꿇기로 인종 차별과 인권 탄압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 출신의 BBC 해설자 알렉스 스콧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 이란전을 중계하며 원러브 완장을 차고 나타났다. 유럽 7개 대표팀이 착용하려 했으나 FIFA가 이 완장을 착용할 경우 복장 규정 위반으로 옐로카드를 주겠다고 경고하면서 포기했던 것이다. 독일 공영방송 ZDF의 방송 진행자 클라우디아 노이만도 이날 미국과 웨일스 경기를 소개하며 무지개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와 무지개색 완장을 차고 등장했다.

21일 잉글랜드 경기 중계에 나선 BBC방송 진행자 알렉스 스콧이 '원러브 완장'을 차고 있다. 출처=BBC 방송 캡처
21일 잉글랜드 경기 중계에 나선 BBC방송 진행자 알렉스 스콧이 '원러브 완장'을 차고 있다. 출처=BBC 방송 캡처

미국 축구 전문 기자 그랜트 월은 22일 자신이 무지개가 그려진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입장을 거부 당했다고 주장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출처=트위터
미국 축구 전문 기자 그랜트 월은 22일 자신이 무지개가 그려진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입장을 거부 당했다고 주장했다. 출처=트위터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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