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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도 안되고 집도 없고…" 비혼 늘면서 출산율 곤두박질


우리나라가 올해 합계출산율이 사상 첫 연간 0.7명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가 올해 합계출산율이 사상 첫 연간 0.7명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인구절벽에 시달리는 우리나라가 올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이 사상 첫 연간 0.7명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2·4분기 0.7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후 3분기 0.79명에 이어 4·4분기도 0.7명대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 '자녀 출산이 부담된다'는 인식이 깔려있고 30대 남성 절반 이상이 미혼이어서 앞으로도 출산율 회복이 쉽지않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후유증으로 주택난에 시달리고, 취업도 어려워 지면서 결혼을 늦추거나 못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일각에선 '불편한 진실'로 거론하지만 30년 전 유행한 태아성감별 문제로 남성 비중이 여성보다 높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여성의 학력이 점점 올라가는 것도 미혼율의 비중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 /뉴스1
서울 중구 명동거리. /뉴스1
올해 출산율 사상 첫 0.7명대 전망

2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2·4분기 이후 합계출산율연 3분기 연속 0.7명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022년은 연간 사상 첫 0.7명대 출산율을 기록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이미 세계 꼴찌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1명에서 올해 0.7명대로 낮아지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5만9961명으로 6만 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합계출산율 0.75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3·4분기 출생아 수도 6만4085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466명(-3.7%)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결국 0.8명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4·4분기도 합계출산율이 0.7명대에 머물 경우 올해 연간 출산율은 사상 첫 0.7명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4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한 어르신이 횡단보도에 서 있다. /뉴시스
지난 4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한 어르신이 횡단보도에 서 있다. /뉴시스
"결혼은 선택" 30대 男 절반이 미혼

출산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혼인 건수도 전반적으로 감소세다. 올해 6월까지 누적 혼인 건수는 9만3111건으로 전년대비 3.3% 줄었다. 다만 3·4분기 혼인 건수는 4만5413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221건(2.8%) 증가한 것은 위안 삼을만 하다.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미뤘던 결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MZ세대는 결혼을 미루거나 필수적이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이 출산율 등에 부담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30대 남성의 미혼자 비중이 사상 처음 50%를 넘어섰다. 연령대 미혼율을 보면 83년생(40세) 40%, 88년생(35세) 73%, 93년생(30세) 96% 수준이다. 여성 30대 미혼율은 다소 낮지만 3명 중 1명은 미혼자였다.

30대 미혼율이 크게 올라가는 것은 청년층이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인식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30년 전 태아성감별이 유행한데 대한 후유증이란 지적도 나온다. 30대 남성 미혼자가 여성 미혼자 보다 크게 많아 인구구조상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30대 남성 미혼자는 2021년 기준 173만명으로 여성 미혼자 107만명보다 크게 많다. 통계청의 출생성비 정상범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03~107명 수준인데, 1990년엔 116.5로 높았다는 것이다.

또 여성은 고학력일수록 미혼율이 높았다. 학력별 여성 미혼은 대학원 졸업 22.1%, 4년제 이상 졸업자 20%, 2~3년제 대학교 졸업자 16.5%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의 경우 2~3년제 대학교 졸업자의 미혼율이 오히려 높았다.

인구동태 건수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인구동태 건수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세계와 한국의 인구 전망 /그래픽=정기현 기자
세계와 한국의 인구 전망 /그래픽=정기현 기자
"집값 비싸고, 혼자 사는게 익숙"

또 최근 하락세라지만 집값이 크게 올라 내집마련이 어려워지자 결혼은 엄두도 내기 어렵다는 청년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기준 수도권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은 지난해 9월 평균 15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7억9000만원에서 2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올해 들어 주택가격은 하락세지만, 여전히 젊은층이 내집마련하기에는 높은 수준이다.

혼자 사는 것이 익숙한 1인가구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한 집안에서 같이 사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나온다.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고 혼자 지내는 익숙함에 관성이 붙었는데, 굳이 결혼이라는 울타리에 들어가야 되는지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30대 중반 직장인은 "번듯한 집도 차도 없는 저를 여자친구가 결혼 상대로 볼까 걱정이 되고, 혼자 사는 생활의 만족감도 중요하다"며 "결혼을 선택하는 시대인데, 다른 선택지도 많아 혼란스럽기 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