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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형제가 다른 국가 유니폼을?…스페인·가나 대표팀 윌리엄스 형제 월드컵 출격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5 14:38

수정 2022.11.25 14:38

[파이낸셜뉴스]
가나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벌인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2대 3으로 패해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가나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벌인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2대 3으로 패해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스페인 대표로 월드컵 무대에 선 니코 윌리엄스. 출처 연합뉴스
스페인 대표로 월드컵 무대에 선 니코 윌리엄스. 출처 연합뉴스

형제가 각기 다른 국가 유니폼을 입고 2022 카타르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았다.

스페인에서 태어난 윌리엄스 형제는 함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냐키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는 가나의 대표 공격수로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는 스페인 공격수로 각자 다른 국가 소속으로 월드컵 데뷔 전을 치른다.

니코 윌리엄스는 24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스페인과 코스타리카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후반 24분 교체 출전하며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올랐다.


형 이냐키 윌리엄스는 25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펼쳐진 가나와 포르투갈과의 H조 1차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이냐키 윌리엄스 역시 이 경기로 월드컵 데뷔 전을 치렀다.

이로써 윌리엄스 형제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케빈프린스 보아텡(가나)과 제롬 보아텡(독일) 형제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다른 국가 소속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 형제로 기록됐다. 다만 어머니가 다른 보아텡 형제와 달리 윌리엄스 형제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경기를 치른 윌리엄스 형제의 표정은 상반됐다. 스페인은 코스타리카에 7대 0으로 무찌르며 대승을 거뒀지만, 가나는 포르투갈 밀려 2대 3으로 고배를 마셨기 때문.

AP통신은 25일 ‘2형제, 2팀, 2가지 상반된 감정’이라는 제목으로 윌리엄스 형제의 월드컵 데뷔 소식을 전했다.

윌리엄스의 부모는 30년 전에 가나를 떠나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앞서 이냐키 윌리엄스는 “부모님이 유럽에 오지 않았다면, 내 삶은 지금과 완전히 달랐을 것”이라며 “축구를 시작할 방법도 몰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가족은 ‘가나의 문화는 유지했지만 '가나 대표팀'을 택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냐키 윌리엄스는 가나 대표팀 합류에 대해 “가나를 100% 이해하는 선수를 대신해 내가 월드컵에 출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나축구협회의 끈질긴 구애 탓일까. 이냐키 윌리엄스는 올 7월 가나 대표팀 합류를 공식 선언했다. 가나축구협회는 동생인 니코 윌리엄스에게도 계속해서 러브콜을 보냈지만 니코는 스페인 팀에 승선했다.

이냐키 윌리엄스는 “스페인 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건 불가능했다”며 “스페인 대표팀에 뽑힌 동생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하루 차이로 월드컵 데뷔 무대를 치른 윌리엄스 형제는 A매치 역시 하루 차이로 데뷔 전을 가졌다. AP통신은 “이냐키 윌리엄스가 지난 9월23일 브라질을 상대로 가나 대표팀 소속 첫 경기를 치렀고, 다음날 니코 윌리엄스가 스위스전에서 스페인 성인 대표팀으로 처음 출전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윌리엄스 형제의 2번째 월드컵 경기는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같은 날, 카타르 현지시간 기준으로는 하루 차이다.
동생 니코 윌리엄스가 속한 스페인은 28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과 맞붙는다. 가나 국가대표인 형 이냐키 윌리엄스는 같은 날 오후 10시 태극전사와 승부를 겨룬다.
윌리엄스 형제의 2차전에서 과연 누가 웃고, 누가 눈물을 흘릴지. 아니면 둘 다 웃거나 둘 다 눈물을 보일지 축구팬들의 또 하나의 관점 포인트가 될 것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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