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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n사설]또 가상화폐 상폐 날벼락, 투자자 피해는 누가 책임지나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위믹스)가 결국 상장폐지됐다. 위믹스는 게임에서 번 돈을 현금화하기 위한 암호화폐다. 사진은 12일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본사 모습./사진=뉴스1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위믹스)가 결국 상장폐지됐다. 위믹스는 게임에서 번 돈을 현금화하기 위한 암호화폐다. 사진은 12일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본사 모습./사진=뉴스1


위믹스 거래지원 중단 결정
감독 관련 규제법 제정 시급

[파이낸셜뉴스] 28만명으로 추정되는 개인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긴 루나 코인 사태, 세계 3대 가상화폐거래소인 FTX 파산에 이어 또 대형 코인 사태가 터졌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의 상장폐지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을 포함한 주요 거래소 협의체 닥사(DAXA)는 24일 “위믹스는 공시보다 더 많은 가상화폐를 고객들에게 유통했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다음 달 8일부터 위믹스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내년 1월 5일까지 출금해 다른 거래소로 옮길 수 있지만 주요 거래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98%가 넘기 때문에 국내에서 위믹스를 사고팔 경로가 사실상 막혔다.

위믹스는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 거래에 쓰이는 게임 전용 가상화폐다. 지난해 최고가 2만8000원까지 치솟았던 것이 25일 700원대로 떨어졌다. 익명 거래를 하는 가상화폐 특성상 정확한 위믹스 투자자 수와 규모는 알 수 없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에는 한 개인 투자자가 수십억원의 피해를 봤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중견 게임회사를 믿고 투자한 개인들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위믹스의 문제점은 이미 드러났었다. 거래소에 공지한 유통량(약 2억5000만개)보다 실제 유통량(3억2000만개)이 7000만개나 더 많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그 이유로 지난달 27일 거래소측은 위믹스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상장폐지 결정까지 내리게 된 것이다. FTX사태로 엄격하고 투명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발행, 거래와 관련한 강력한 제도적 규제는 더욱 절실해졌다. 전문가들은 위메이드라는 민간 회사가 발권력을 남용하는 바람에 이번 사태가 촉발됐다고 분석한다. 이 회사는 NFT(대체 불가 토큰)를 기반으로 한 ′P2E′(Play to Earn) 시스템을 적용한 게임으로 주식이 10배나 뛴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사용된 가상화폐가 위믹스다.

우리나라 20·30대 남녀 10명 가운데 4명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투자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가상화폐는 우리 경제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그런데도 관리 감독은 허술하다. 미국에서도 가상화폐 시장을 ′무법천지의 서부시대′로 비유하며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이 규제의 완전 무풍지대는 아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의 통제를 받는다. 그러나 이 법 하나로는 각종 분쟁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 국회와 금융당국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입법을 시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이용자 예치금과 사업자 고유재산의 분리 및 신탁, 사업자의 디지털자산 보관, 해킹 등 사고 보험 가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는 이런 법안들을 속히 통과시켜서 투자자 보호와 가상화폐 발행, 운용 규제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 물론 과잉 규제로 가상자산 산업 자체를 위축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