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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 회장, '임원 인사' 함구령…쌍용차 쇄신 가능할까

기사내용 요약
곽 회장, 대대적인 인적 쇄신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함구령' 인사
대부분 쌍용차 올드멤버들이 요직 맡아
"변한 게 없다" 쌍용차 경영정상화 의구심 커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제1호 법정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쌍용자동차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된 직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8.26.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제1호 법정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쌍용자동차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된 직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8.26.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KG그룹이 인수한 쌍용자동차가 지난 달 단행한 첫 임원 인사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쉬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곽 회장이 자동차 사업을 처음 해보기 때문에 뒷말을 줄이기 위해 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쌍용차 임원 인사의 면면을 보면 곽 회장이 왜 인사 함구령을 내렸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쌍용차 안팎에선 곽 회장 호의 출범 이후 쌍용차를 몰락의 길로 걷게 했던 기존 임원들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기대했지만 정작 곽 회장 인사 내용은 이와 정반대여서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진단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9월30일자로 기존 임원들을 20명가량 퇴사 조치했다. 이는 최근 발표한 쌍용차의 3분기 사업보고서에 그 내용이 드러났다.

이 퇴사 조치로 이광섭 국내영업본부장 전무와 박경원 구매본부장 상무, 정무영 대외협력·홍보담당 상무 등이 줄줄이 물러났다. 이들은 2011년부터 쌍용차 임원을 지냈던 쌍용차의 핵심 인물들이다.

이 때문에 곽 회장이 후속 임원 인사를 통해 쌍용차 조직을 더 빠르게 큰 폭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KG그룹 출신 인력들이 쌍용차로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쌍용차의 임원 인사는 이런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쌍용차 인수 후 첫 인사에 부담을 느낀 곽 회장은 지난달 단행한 임원 인사에 '함구령'을 내리는 촌극까지 연출했다.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도 누가 임원으로 승진했는지 외부에 알리지 않는 극히 이례적인 인사를 한 것이다.

일부에선 외부에 임원 명단조차 알리지 못한 것은 곽 회장이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식 경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쌍용차 임원인사 함구령이 곽 회장 의지대로 제대로 지켜진 것도 아니다. 쌍용차 3분기 보고서 상의 임원 현황을 이전과 비교해보면 누가 임원으로 승진했는지 면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말 기준으로 쌍용차 임원 자리를 새롭게 꿰찬 인물 중에선 곽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엄기민 경영지원부문장(CFO)이 단연 눈에 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 외의 임원 인사 인물들은 거의 대부분 쌍용차 기존 멤버들로 채워져 있다. 단적으로 기술연구소장인 김헌성 전무를 비롯해 국내사업본부장 김광호 상무, 상품본부장 박성진 상무, 생산본부장 박장호 상무 등이 모두 쌍용차 기존 멤버 출신들이다.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이전과 특별히 바뀐 게 없기 때문에 인사 내용을 굳이 공개해 구설에 오르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곽 회장의 이런 인사 성향을 볼 때 쌍용차는 당분간 인적 쇄신은 커녕 이전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 한편으론 곽 회장이 '무리한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들린다. 곽 회장이 자동차 사업을 처음 해보기 때문에 쌍용차 기존 인력들에게 최대한 사업을 맡길 수밖에 없고, 그룹에선 중요한 의사 결정만 내리겠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곽 회장의 이 같은 인사 스타일은 새 주인을 맞은 쌍용차가 변화하는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가 진정으로 정상화하려면 오래되고 안주하려는 인력들을 정리하고, 전사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기존 핵심 임원 20명을 내보내는 정도로 임원 인사를 끝낸다면 대체 무슨 혁신이 이뤄지겠느냐"고 말했다.

정용원 사장과 엄기민 경영지원부문장 '투톱 체제'가 조직과 경영의 쇄신을 위한 라인업이 아니라는 진단도 있다.

엄 부문장은 KG그룹 전략실장으로 KG케미칼을 거쳐 2015년 KG ETS 대표로 선임된 재무·전략통으로 불린다. 당연히 엄 부문장의 쌍용차 내 역할은 '재무 단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쌍용차 내 주요 보직은 대부분 기존 멤버들이 그대로 독차지하고 있다. 쌍용차 인수합병을 이끈 정용원 사장이 CEO를 맡은 것이나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김헌성 전무가 건재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들은 2008년부터 쌍용차 임원으로 재직하며 쌍용차 위기와 밀접했던 장본인이다.


법원은 이달 11일 변제 이행에 따라 쌍용차 회생 절차를 종결했다. 2020년 12월 회생절차 개시 23개월 만이다. 쌍용차는 "판매 증대와 흑자전환을 통해 조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지만 곽 회장은 '쇄신'보다는 '함구령' 인사에 나서 앞으로 향배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ak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