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조선시대 산림 황폐사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뉴시스

입력 2022.11.25 17:32

수정 2022.11.25 17:32

[서울=뉴시스] 전영우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명예교수가 25일 조계사 템플스테이홍보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신간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조계종출판사 제공) 2022.011.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영우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명예교수가 25일 조계사 템플스테이홍보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신간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조계종출판사 제공) 2022.011.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조선시대 후기 삼남의 산은 모조리 민둥산으로 변했다.

책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조계종출판사)의 저자 전영우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25일 조계사 템플스테이홍보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조선 후기에 닥친 산림 황폐화에 민간은 송계를 활용해 자구책을 강구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사찰은 소유 산림을 율목봉산(밤 생산을 위해 일반인에 의한 벌채와 입산을 금지한 봉산)과 향탄봉산(제사에 필요한 향을 생산하기 위해 일반인에 의한 벌채와 입산을 금지한 봉산)에 획정시켜 소유권을 유지했으나 왕실과 지배층은 산림 황폐를 치부의 수단으로 활용했다"며 "산림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지배층의 무지와 무관심이 초래한 재앙이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인 전 교수는 이 책에서 조서시대 당시 지배층의 인식 부족으로 사라져간 울창했던 조선의 숨이 황폐지는 역사를 추적한다.

[서울=뉴시스]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사진=조계종출판사 제공) 2022.11.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사진=조계종출판사 제공) 2022.11.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의 숲은 대체 왜 이렇게 황폐해졌을까. 전 교수에 따르면 조선 숲의 황폐화는 적게 잡아도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말까지 250여 년 동안 진행됐다.


1611년 실록은 벌목으로 인해 도성 안팎의 산들이 민둥산으로 변한 책임을 한성부 당상에게 묻고 있다. 나라에서 금령으로 엄히 다스려도 '도성 사방에 있는 산들이 볼품없이 벌거숭이가 돼 이미 민둥산이 되어 버렸다'는 1621년 기사는 산림 파괴의 심각성을 증언한다.

18세기에 이르러 헐벗은 한양의 사산에서 유출된 토사가 청계천의 하천 바닥을 높여 도성에 물 난리가 발생하고, 종국에는 청계천 준설(1760)로 이어져 도성 주변이 모두 헐벗었음을 전한다.


조선의 숲이 이렇게까지 고갈되고 황폐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인구 증가와 소빙기 도래에 따른 목재 사용량 증가 등 그간에 학계에서 추론하고 있던 사항 외에도 다각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특히 전 교수는 조선시대 공식 기록물은 물론 사대부 문집과 향리에 낙향한 무신 노상추의 일기까지 뒤져 조선의 산림이 황폐화된 과정을 추적했다.


이를 통해 기후 변화나 인구학적 요인 외에 조정과 사대부 등 지배층의 안이한 산림 인식, 왕가와 권문세족의 이기적인 산림 이용과 산림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벌목, 부족한 양묘 및 조림 기술, 수목의 가치에 대한 지도층의 인식 부재, 부실한 제재 도구(켜는 톱)와 목재 운송 수단(수례와 도로) 등 지금까지 학계에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기술적, 사상적 후진성까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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