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기간 근로로 만성질환 위험…직장 내 건강증진 필요"

뉴시스

입력 2022.11.25 18:37

수정 2022.11.25 18:37

기사내용 요약
한국건강학회 25일 추계학술대회 개최
한국 근로자 각종 만성질환·사망 위험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 발전 모색
근로자 만성질환관리 서비스 도입
맞춤형 건강정보 관리로 사회적 손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수도권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0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2.11.1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수도권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0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2.11.1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우리나라 근로자는 장기간 근로로 각종 만성질환과 사망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에 인증을 부여하는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의 발전, 근로자 만성질환관리 서비스 도입, 맞춤형 건강정보 관리 등을 통해 사회적 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건강학회는 25일 '기업건강경영의 현황 및 이슈'를 주제로 기업건강경영 현주소를 진단하고 일터 내 건강권 확보 방안을 모색하는 온라인 '2022년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오유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정책연구평가실 인증평가팀 팀장은 "우리나라 근로자는 장기간 근로로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과 사망 위험이 증가해 근로자 개인 뿐 아니라 의료비 지출, 노동력 손실, 재해 발생 등 사회적 손실이 우려된다"면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특성상 직장의 문화나 환경에 따라 건강이 좌우될 수 있어 직장 내 건강증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OECD 평균 1716시간보다 24.9일 더 많아 회원국 중 4위에 올랐다. 오 팀장은 "직장 내 건강증진을 위해 건강친화 인증기업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기업 컨설팅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준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기업이 근로자 건강관리 서비스를 도입해 유병률이 높은 만성질환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은진 GC케어 시니어매니저는 "2021년 전체 사망원인의 79.6%가 만성질환이었고, 이 중 암을 제외한 1순위가 심뇌혈관질환으로 17%를 차지했다"면서 "심장, 뇌혈관 질환 등 중증질환에 걸린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의료비를 133% 더 쓰고 평균 소득이 36%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이 이탈하면 기업도 손해인 만큼 만성질환을 관리하면 임직원은 물론 기업에게도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C케어는 뇌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인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및 비만관리를 위한 만성질환관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최 매니저는 "기업건강관리전문회사가 고위험군을 관리하면 사업주는 보건관리자의 업무부담을 낮춰 이탈을 방지할 수 있고 모든 임직원은 건강관리 기회를 제공받아 기업 생산성과 직무 만족도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잘 활용해 기업이 건강친화 경영을 할 수밖에 없도록 사업주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건강친화 경영이 장기적·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숙영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 회장(을지대 교수)은 "몇 가지 건강친화 활동이 일회성으로 운영되는 것에서 탈피해 장기적으로 건강친화 경영, 건강친화 문화가 구축될 수 있도록 기업의 건강증진 표준을 만들고 취약한 사업장을 지원하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의 발전과 인증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장재윤 서강대 심리학과 교수는 "주 49시간 일하는 근로자 비중이 한국 전체 근로자의 32%를 차지해 선진국인 일본, 미국, 영국 등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면서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의 단계를 정해서 단계별로 수준을 올리거나 평가방법을 진화시켜야 더욱 발전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기업이 건강친화적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비용이 들어간다고 인식하지 않고 기업 생산성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진 KB국민은행 건강전략센터 원장도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는 상당히 좋다"며 "ESG경영의 한 지표로 반영이 돼 국민은행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보고서에 매년 반영되고 있다. 건강친화 기업으로 인증 받았다는 것 자체가 세계적으로 인증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MZ세대의 경우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강증진 방안이 제시됐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공공의료빅데이터 융합연구사업단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호트(동일집단) 연구결과를 보면 20~30대 젊은 연령대에서 일반건강검진 받을 경우 전체 사망, 심뇌혈관질환 사망, 암 사망 위험도, 추후 사망 위험도가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비만이었던 20~30대가 적정 체중으로 체중을 감량하면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과 사망 위험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장년층은 심각한 만성질환 및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량(헬스리터러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윤정희 삼성융합의과학원 교수는 "2022년 2039 당뇨병 환자는 41.5%, 30대 환자는 15.6% 늘었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 20~30대 우울증 진료 환자 비율은 45.7% 급증했고 우울증으로 치료 받은 20대는 127.9% 폭증했다"면서 "청장년 성인은 전 생애 주기에서 개인별 건강을 고려해 헬스리터러시 우선 순위를 정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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