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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란, '정치적 이슈' 딛고 웨일스 격파…감독 "축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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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우리는 축구로 돌아왔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웨일스를 꺾고 이란의 첫 승을 이끈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은 25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웨일스를 2-0으로 이겼다.

후반 41분 웨일스 골키퍼 웨인 헤네시가 거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수적 우세를 잡은 이란은 후반 53분 루즈베 체시미와 후반 56분 라민 레자이안의 연속골이 터지며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2일 대회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에 2-6으로 대패를 당했던 이란은 웨일스를 잡으면서 1승1패(승점 3)를 기록,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또 케이로스 감독은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이란이 월드컵에서 유럽 팀을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이란은 모로코를 1-0으로 이긴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2개 대회 연속 승리를 기록했다.

이란은 이번 대회에서 '정치적 이슈'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에산 하지사피, 사르다르 아즈문 등 선수들은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미착용 혐의로 의문사한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에 대한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발언을 했다.

또 이란 선수들은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킥오프 전 국가가 연주될 때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침묵했다.

이란의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정치적 질문이 끊임없이 나왔고, 케이로스 감독은 "선수들이 다른 팀들처럼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웨일스와 경기를 앞두고는 이란 선수들이 국가가 연주될 때 국가를 제창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적 이슈를 접어두고 축구에만 집중한 이란은 웨일스에 극적인 승리까지 따내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경기 후 케이로스 감독은 "우리에게 정말 멋진 날이었다. 우리는 축구로 돌아왔다"며 "선수들은 모든 관심과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이 축구를 정말 사랑한다는 걸 사람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제 사상 첫 16강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오는 30일 오전 4시 미국과 경기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할 일을 끝내 보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