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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4시간 출장' 달고 농촌 일손봉사하는 공무원들…업무? 봉사?

뉴스1

입력 2022.11.28 06:02

수정 2022.11.28 10:08

청주시 임시청사. / 뉴스1
청주시 임시청사. / 뉴스1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평일 4시간 출장'을 달고 농촌 일손돕기를 하는 공무원들의 행동은 봉사일까. 업무일까.

공무원들의 농촌일손돕기를 두고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평일 근무시간에 출장을 달고 행정 공백까지 만들면서 농촌으로 향한 직원들의 대민봉사 활동을 마냥 칭찬만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주시청 직원들은 부서별로 형편에 맞게 지역 농가를 찾아 일손을 돕는다. 이달 들어 이 같은 활동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시정 평가 항목에 대민봉사가 있었으나 현재는 이를 반영하지 않는다.

그래도 직원들은 묵묵히 일손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일손 돕기는 과수원이나 시설하우스에서 주로 작물 수확이나 주변 정리를 도와주는 일을 진행한다.

대부분 평일 근무시간에 이뤄지고, 주말이나 휴일에 봉사활동을 하는 부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손 돕기에 나선 직원들은 평일 오후 2시부터 4시간 정도 출장을 내고 농가로 향한다. 공무상 활동이다 보니 사고 등이 발생하면 공상처리를 위해 출장은 필수다.

그런데 이들이 일손 돕기를 가는 날에는 해당 부서에서 '행정 누수'가 생긴다. 필수인력을 남겨둔다고 해도 담당자가 아니면 일 처리가 어려운 시청 인력 구조상 관련 민원은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누군가를 돕기 위한 활동이 민원인 등 누군가에게는 불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근무시간에 출장 형식으로 일손 돕기를 하다보면 수당까지 챙길 수 있다. 4시간 미만은 1만원, 그 이상은 2만원의 출장 여비가 쌓이게 된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생각하면 이 같은 방식이라도 필요하지만, 칭찬만 할 사안도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

이와 달리 충북도에서는 주말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총무과와 자치행정과 직원들이 토요일 지역 농가를 찾아 일손을 보탰다.

이들 역시 똑같이 출장을 달았으나 휴일에 이뤄지는 활동이다 보니 여비는 받지 않는다. 여기에 업무시간이 아니어서 행정 공백도 없다.

시청 직원들이 '평일 일손' 돕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인력 동원이 어려워서다.
주말이나 휴일 농촌 일손 돕기를 한다면 참여할 직원이 없다는 게 시청 한 부서장의 설명이다.

자칫 휴일에 직원들을 동원하면 직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청의 한 부서장은 "휴일 일손 돕기를 하자고 하면 인원도 없을뿐더러 불만도 만만치 않다"라며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