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가나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겪은 뒤 한 남성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 눈물을 흘렸다.
남성의 정체는 다름 아닌 전 한국팀 주장 구자철. 구자철은 묵묵히 손흥민의 등을 두드려주며 그의 슬픔을 달랬다.
이날 손흥민은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활약을 보였다.
이달 초 안와골절 부상으로 인해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출전했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폼이 급격히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대표팀 선수단에게 남다른 책임감을 보였다.
그런 손흥민도 선배 앞에서는 무너져 내렸다.
그라운드 아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발을 디딘 손흥민은 선배 구자철을 만나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구자철은 손흥민의 첫 월드컵 무대인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손흥민은 구자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는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구자철은 그런 손흥민의 심경을 이해한 듯 묵묵히 그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를 건넸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다. 선수들이 고생 많이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밖에 나오지 못해 미안하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어 "저 개인적으로 잘하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동료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고 지금처럼만 잘해주면 팀의 주장으로서 정말 고마울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끝으로 "선수들도 (16강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잘 준비할 것으로 생각한다. 저도 선수들과 함께 준비를 잘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 지난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H조 2차전에서 2:3 스코어로 아쉽게 패했다.
마지막 H조 3차전은 내달 3일 0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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