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역대급 블프'...삼성·LG전자 할인공세 나선 까닭?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30 05:00

수정 2022.11.30 08:22

삼성전자가 지난 25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마련한 브라질 상파울루시 매장에 삼성 TV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려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25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마련한 브라질 상파울루시 매장에 삼성 TV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려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최대 쇼핑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역대급 TV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이는 수익성이 다소 악화되더라도 재고 물량을 털어내 내년 가격 하락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블프 판매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프' 맞아 역대급 할인 공세

30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6 시리즈 65형 TV는 아마존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797달러(약 105만원)에 판매 중이다.
이는 전년 블프 행사 때 판매되던 849달러(약 112만원) 보다 6% 가량 낮은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65형 네오 QLED 4K 제품도 지난해보다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지난해 베스트바이에서의 판매가격은 1499달러(약 199만원)였으나 올해는 월마트, 베스트바이에서 1397달러(약 185만원)에 판매 중이다. 경쟁사인 LG전자의 LG OLED 65형 C라인(일반형)도 월마트에서 1649달러(약 219만원)에 판매 중이다. 지난해에는 베스트바이에서 판매되던 가격은 1799달러(약 239만원)로, 올해 8.3% 저렴해졌다.

일부 대형 TV 제품은 역대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크리스탈 UHD 85형 TV는 역대 최저가인 997달러에 나왔다. DSCC는 "85형 대형 TV가 1000달러 미만으로 판매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면서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의 전례 없는 하락이 소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 용산아이파크몰점에 대형 TV들이 진열돼 있다.
롯데하이마트 용산아이파크몰점에 대형 TV들이 진열돼 있다.

업계에선 가전 업체들의 역대급 할인 공세 이유로 '재고 털
이'를 꼽았다.

TV사업을 포함한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3·4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 규모가 27조974억원이다. 지난해 재고자산 22조3784억원 보다 21% 늘었다. LG전자 역시 TV·오디오를 포함한 HE(홈 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의 3·4분기 말 재고자산은 2조1802억원이다. 지난해 말 1조7155억원과 비교해 27% 증가했다.

쌓이는 재고는 재고자산회전율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3·4분기 3.8회로 작년 말 4.5회 대비 크게 낮아졌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5.8회로 전년 말 6.5회보다 늦춰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아지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해외매출 확대도...'재고 탈출'

이와 함께 해외에서 매출 확대가 늘면서 재고 탈출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매체 CNBC가 최근 공개한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5일 블프를 맞은 미국 온라인 쇼핑몰 매출 규모는 91억2000만달러(약 12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쇼핑몰 매출 규모 중 가장 크다. 국내에서도 롯데하이마트가 21~27일 판매된 TV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직전 일주일보다 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컵과 블프 등 유통 대목을 맞아 TV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할인폭이 커 제조사들의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질 않는다"며 "내년에도 수요 감소 등 경기 전망이 흐린 만큼, 재고 부담을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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