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불이행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다올투자증권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태국법인 매각, 직원 희망퇴직에 이어 웹트레이딩서비스(WTS)도 종료할 예정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고객 및 홈페이지에 오는 12월30일 WTS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다올투자증권 고객은 PC와 스마트폰에서 홈·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MTS)을 통해서만 증권업무를 이용할 수 있다.
다올투자증권의 WTS 종료는 경영 상황상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다올투자증권은 리테일 규모가 작고, PF 사업을 중심으로 IB 부문이 큰 증권사다. 개인투자자 수가 적은 편이고, HTS와 MTS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WTS 이용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이 HTS, MTS를 주로 쓰면서 WTS 이용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며 "고객이 쓰지 않는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드는 인력비용, 개발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WTS를 종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업황 악화도 WTS 종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런 이유로 다올투자증권을 비롯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다올투자증권은 전날까지 정규직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심사를 거쳐 선정된 직원들은 연말 퇴직하게 된다. 영업을 제외한 경영 관련 직무의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조직 정비 후 경영상황에 맞춰 재신임될 수 있다.
다올투자증권의 계약직 비중이 올해 3분기 기준 58.1%로 높다는 점에서 계약이 종료되는 직원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태국법인인 '다올 타일랜드' 매각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WTS 종료가 이런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의 조치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다올투자증권의 유동성이 당장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이 장기적으로 부정적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면서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자금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조직개편, 인력감축뿐만 아니라 비용감소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장 유동성 위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업황이 장기적으로 불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회사 관련 찌라시에 대해서는 악의적인 헛소문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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