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망연히 흘러가는 청년…'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

뉴시스

입력 2022.12.01 05:01

수정 2022.12.01 05:01

[서울=뉴시스] '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2.1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2.1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이우성 시인이 10년 만에 시집 '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문학과지성사)를 냈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첫 시집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에서 소년의 시선에서 어른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이번 두번째 시집에서는 깊어진 삶의 심연이 느껴진다. 그는 이번 시집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달려간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 길어올린 61편의 시를 묶었다.

"비가 멈추었다/ 내가 그 모습을 그렸기 때문에"('가능하면 구름은 지워지려 하고' 전문)

인간의 불완전함과 고뇌를 담백한 목소리로 전한다. 시의 화자인 '나'는 전지전능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그가 그린 것이 '비가 내리는 모습'인지 '비가 멈추는 모습'인지 명확하지 않다.

"너는 점이었어 그 점이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도 몰라/ 네가 밟고 있는 수평과/ 모여서 바다가 되는 것/ 누군가 그걸 미래라고 불렀어"('미래의 나무' 중)

그의 시에서 마주하게 되는 '나'의 속성은 이 시대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을 떠올리게 한다.
소외의 공간에서 고통받지만, 타협을 성급하게 추구하지 않는다. 취업 준비생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삶의 무게를 견디고자 안간힘을 쓰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구름·빛·새·양떼 등의 자연물이 시집에 자주 등장한다. 이들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시인은 "현실을 살아간다는 것은 소멸을 이해하는 항해와 같다"고 노래한다.

"빛이 흩어지고 있다 잡으려고 손을 대니 투명해진다/ 눈이 부신 건 슬픈 것이 아니다"('소멸을 이해하는 항해' 중)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