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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공감대 얻지 못한 은마發 님비…재건축도 GTX도 사라질라

뉴스1

입력 2022.12.01 05:30

수정 2022.12.01 10:14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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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절대 내 집 아래는 통과 못 한다.”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얘기다. 님비(Not In My Backyard)로 지목되면서 시선은 곱지 않다. GTX-C 노선은 내년 2분기에 착공해 2028년 1분기 개통 예정이다. 지난해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추진에 탄력이 예상됐다.

그러나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이 설계상 이 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는 GTX-C 노선을 반대하며 우회 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GTX-C 노선이 단지 지하를 관통하면 지반이 약해져 붕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요구 관철을 위해 프로젝트 공사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을 대상으로 시위를 벌이는 한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을 찾아 집단행동을 펼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해 그동안 정부·관련 기관과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다 돌변한 상황을 마뜩잖게 여긴다. 본인들 이익만 취한 채 또다른 요구만 앞세운다는 것이다. 특히 일반 주택가에서 시위하는 행위에 사람들은 고개를 돌린다. 공감대 실종은 예견됐다.

이태원 참사 이후 은마아파트 건물 외벽에 ‘이태원 참사 사고 은마에서 또 터진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린 순간부터다. 당시 희생자를 이용한 잇속 챙기기라는 비난이 일었고, 일부 거주자조차 얼굴을 붉혔다. 지반 붕괴에 대한 우려가 상식 붕괴로 이어진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자 정부는 주민 설득에 나섰다. 실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GTX-C 관련 모든 안전 문제에 대해 국토부가 책임을 지겠다”며 “특히 은마아파트 구간의 공법은 기존 GTX-A·한강 터널 등 도심 한가운데를 이미 지나가며 안전성이 검증된 공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 견해와 건설 전문가 및 시공사 설득에도 이들은 요지부동이다. 수정안만이 답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준공 시기 장담은 어렵다. 설계 등 착공을 위한 제반 절차 진행이 여의찮아 내년 착공이 불투명해서다.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의 요구대로 사업이 수정될 경우 막대한 비용의 추가 발생이 예상되는데, 이에 따른 상당한 부담이 이용자에게 전가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님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볼모로 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어야만 어느 정도 선의 이해가 가능한 것이다. 무분별한 요구는 오히려 국민들의 피로감만 쌓이게 한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될 수 있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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