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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대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은행권, 기업 고객 모시기 경쟁 치열

뉴스1

입력 2022.12.01 05:31

수정 2022.12.01 05:31

2022.6.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022.6.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은행권이 기업 대출 증가세에 발맞춰 기업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그간 관심을 받지 못했던 기업금융 플랫폼 편의성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쪼그라든 데다 당국의 은행채 발행 자제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새 수익원으로 기업 대출에 정성을 쏟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은 기업뱅킹 앱 개편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 'KB스타기업뱅킹' 앱을 사용자 중심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신규 고객 가입과 이용 편리성을 높이고 기업 고객 은행 업무 지원, KB금융그룹 플랫폼과 외부 플랫폼 연계 강화 등에 방점을 뒀다.


지난 10월엔 신한은행이 뱅킹앱 '뉴 쏠'(SOL)을 선보이며 기업 비대면 채널인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인사이드 뱅크'를 전면 개편했다. 인사이드 뱅크는 기업 자금관리와 은행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 신한은행은 기업자금관리와 기업경영지원 플랫폼 '신한 비즈메이트'도 신규 도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9월 기업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선보였다. 원비즈플라자는 구매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중견·중소기업이 구매업무를 수행하고, 협력사와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가계대출 부문의 성장성이 떨어지면서 기업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2.25%포인트(p) 올리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줄었다. 지난달 2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잔액은 559조7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연말(574조7412억원) 대비 15조원 가량 감소했다. 올해 가계대출 부문에서의 역성장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반대로 기업 대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회사들이 은행 창구로 몰려들고 있어서다. 통상 주식회사는 회사채를 발행해 운영 자금을 끌어오는데, 시장금리가 오르면 발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금리)이 오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무보증 3년) AA- 등급 금리는 지난 연말 연 2.415%에서 전날 5.475%로 올랐다.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 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연말 대비 40% 가량 증가했다. 지난 28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기업 대출+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728조86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말(522조1067억원)보다 206조7545억원 늘어난 수치다.

소상공인 대출을 제외하면 기업 대출 잔액은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 28일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잔액은 477조9870억원으로, 지난해 연말(269조31억원)보다 77.69% 증가했다. 금리인상 부담을 견디지 못한 소상공인은 대출을 줄여가는 반면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 기업들은 은행 대출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래도 은행들은 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 해 과다 경쟁 시장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은행들의 기업 고객 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 같다"며 "올해 가계대출은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많이 줄기도 했고, 당국이 개입하는 부분이 있어 무한정 늘릴 수 없는 반면 기업은 개인보단 안전성이 높고, 꾸준히 자금 수요가 있는 데다 당국의 장려책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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