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천안문 탱크맨 떠올라"…진압경찰 홀로 막아선 여성(영상)

뉴시스

입력 2022.12.01 06:00

수정 2022.12.01 06:00

기사내용 요약
진압봉 들고 방패로 밀쳐도 꿈쩍않는 모습에
"천안문(톈안먼) 시위 탱크맨 떠오른다" 반응
상하이에서도 공안차량 가로막는 영상 등장
하지만 당국의 시위 봉쇄 및 강경대응 예고에
'탱크맨 소환'이 후속 시위로 이어질지 미지수

지난 27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예청현의 한 마을에서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을 한 여성이 가로막고 있는 모습. 출처: 유튜브 이용자 @whyyoutouzhele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7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예청현의 한 마을에서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을 한 여성이 가로막고 있는 모습. 출처: 유튜브 이용자 @whyyoutouzhele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중국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난 주말 중국 전역에서 벌어진 가운데, 한 여성이 홀로 진압봉으로 무장한 경찰들을 막아서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본 중국인들이 1989년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맨몸으로 진압군 탱크를 가로막은 '탱크맨'을 떠올리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27일 SNS에는 같은날 신장 위구르 자치구 카슈가르 지구 예청현에서 일어난 시위 진압 장면이 공개됐다.

영상 속에선 한 여성이 진압봉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 10여 명의 진로를 막아섰다. 여성은 경찰이 방패로 자신을 밀치는데도 움직이지 않고 휴대폰으로 이 모습을 촬영하다 방역복 차림의 사람들에게 제압당해 거칠게 끌려갔다.

하지만 눈앞에 진압봉이 날아드는 상황에서도 꿈쩍하지 않은 모습에 사람들은 이 여성을 '탱크맨(Tank Man)'에 비교했다.


톈안먼 항쟁 당시 하얀 셔츠에 서류 가방을 들고 10여 대의 진압군 탱크를 가로막았던 '탱크맨'은 그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톈안먼과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각인됐다. 지금까지도 탱크맨의 사진은 중국 내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27일 상하이 시위 현장에서 촬영한 다른 영상에도 한 남성이 공안의 호송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서는 모습이 찍혔다.

이 남성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는 순간 갑자기 달려든 공안에게 제압돼 질질 끌려갔지만 해당 영상은 '#Tankman2022', '#TankManInShanghai'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공유되며 "상하이에도 탱크맨이 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AP통신 사진기자 제프 와이드너가 찍은 사진으로, 지난 1989년 6월5일 중국 베이징(北京) 중심가 창안제(長安街)에서 한 남성이 맨몸으로 중국군 탱크들을 막아섰던 모습. 탱크맨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 남성은 '톈안먼 사태', 총칼을 향한 외로운 저항의 상징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9.06.03
【베이징=AP/뉴시스】AP통신 사진기자 제프 와이드너가 찍은 사진으로, 지난 1989년 6월5일 중국 베이징(北京) 중심가 창안제(長安街)에서 한 남성이 맨몸으로 중국군 탱크들을 막아섰던 모습. 탱크맨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 남성은 '톈안먼 사태', 총칼을 향한 외로운 저항의 상징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9.06.03
하지만 이 같은 '탱크맨'에 대한 호명이 새로운 시위 동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주말 중국에서는 베이징 등 최소 16개 도시와 50개 대학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일어나 시진핑 주석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월요일 새벽까지 계속된 시위 뒤 당국이 시위가 일어난 도시 곳곳에 공안을 다수 배치하고, 지하철역 출구를 폐쇄하는 등 시위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며 후속 시위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위가 잠잠해진 베이징과 달리 광저우 하이주구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유리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중국 당국이 백지 시위에 대한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시위 참석자 색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시위가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30일 대만 중앙통신과 CNN 등은 일부 시위 참가자에 대한 중국 당국의 색출과 조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위 참가자는 베이징 경찰서에 출두해 시위 참여 관련 기록 제출을 요구받았다고 밝혔으며 경찰에 체포된 시위자들은 호송 버스에서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고 경찰이 자신들의 지문과 망막 패턴을 수집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정법위)는 지난 28일 천원칭 중앙정법위 서기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법에 따라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 및 범죄 행위를 단호히 타격하고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8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