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가구당 빚 9000만원 돌파…'갭투자' 20대 부채 41.2% 급증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2 05:00

수정 2022.12.02 05:00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년 3월 말 현재 표본가구가 응답한 조사자료 기준 가구당 평균자산은 전년대비 9% 증가한 5억 4772만 원, 가구당 평균 부채는 전년대비 4.2% 증가한 9170만 원,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가구당 순자산은 4억 5602만 원으로 전년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년 3월 말 현재 표본가구가 응답한 조사자료 기준 가구당 평균자산은 전년대비 9% 증가한 5억 4772만 원, 가구당 평균 부채는 전년대비 4.2% 증가한 9170만 원,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가구당 순자산은 4억 5602만 원으로 전년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가구당 평균 부채가 9000만원을 돌파했다.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을 더한 총 부채가 9000만원 이상을 돌파한 것은 가계금융복지조사 시행 이후 처음이다.
올들어 금리가 급등한 만큼 내년에는 가계 부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전세를 끼고 집을 매매하는 이른바 '갭투자'에 나선 29세 이하 청년층에서의 빚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부채 증가율도 높았다.

2일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전국 2만 표본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70만원으로 전년(8801만원) 대비 4.2% 증가했다.

29세 이하 평균 부채 5014만원 '증가율 1위'

이 중 금융부채는 전년보다 4.4% 증가한 6803만원, 임대보증금은 3.6% 늘어난 2367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부채는 담보대출 5381만원, 신용대출 1008만원, 신용카드 관련 대출 71만원 등이었다. 금융부채 비중은 전체 가구 빚의 74.2%를 차지했다.

부채가 있는 가구 비율은 63.3%로 전년 대비 0.3%p 감소했다. 부채 보유액 구간별로는 1억1000만~2억원 미만의 부채를 보유한 가구 비율이 16.5%로 가장 높았다. 부채 보유액이 3억원 이상인 가구는 12.4%였다.

다만 3월은 금리상승이 본격화되기 전인 만큼 내년 조사에서는 가구당 평균 부채가 급등할 것으로 우려된다.

가구주 연령대별로 보면 29세 이하(15세 이상의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의 부채가 41.2% 급증했다. 50대(6.8%), 60세 이상(6.0%)의 장년·노인층에서의 부채 증가율도 두드러졌다. 가구주 연령대별 부채 보유액으로 보면 40대가 1억2328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1억1307만원)와 50대(1억763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빚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29세 이하의 부채 보유액은 5014만원이었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자영업자의 평균 부채 증가율이 4.4%로 가장 높았다. 상용근로자 가구의 부채 증가율은 3.3%, 기타(무직 등)는 4.1%로 집계됐다. 임시·일용근로자 가구는 2.1% 감소했다.

종사자 지위별 부채 보유액 기준으로도 자영업자 가구가 1억238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임대보증금 비중은 21.0%를 차지했다.

가구주 연령대별 부채 보유액 /그래픽=정기현 기자
가구주 연령대별 부채 보유액 /그래픽=정기현 기자
1년3개월간 기준금리 2.75%p ↑…이자부담 36조 늘 듯

한편 전체 가구의 57.3%가 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평균 금융부채는 1억1879만원이었다. 소득은 7357만원, 자산은 6억251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가 체감하는 상환 부담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 비율은 64.4%로 전년 대비 1.2%p 감소했다. 재무 건전성도 개선됐다.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보다 0.8%p 감소한 16.7%이며,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0.9%p 감소한 79.6%였다.

그러나 이는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전년 3월 말과 비교한 수치들이기 때문에 현재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과 차이가 있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 24일 기준금리를 0.25%p 또 올리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3.25%로 2.75%p나 뛰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6조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뛰고, 대출금리 상승 폭도 같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약 3조3000억원 늘어난다.

지난해 8월 금통위가 사상 최저 수준(0.50%)까지 낮아진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처음 0.25%p 올렸고, 이후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모두 2.75%p(0.25%p×11) 인상한 만큼, 1년 3개월간 늘어난 이자만 36조3000억원(3조3000억원×11)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면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16만4000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0.25%p의 11배인 2.75%p가 뛰었으니, 대출자 한 사람의 연이자도 180만4000원씩 불어난 셈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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