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슬리퍼 기자'에 우수상 준 MBC... 제3노조 반발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2 05:55

수정 2022.12.02 05:55

[파이낸셜뉴스]
MBC A기자(오른쪽)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달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끝난 후 설전을 벌이고 있다. 출처 뉴스1
MBC A기자(오른쪽)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달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끝난 후 설전을 벌이고 있다. 출처 뉴스1


“편파보도로 비난받는 사람에게 상까지 주는 건 너무 노골적이지 않나?”

1일 MBC가 창사 61주년 기념식에서 대통령실 비서관과 슬리퍼를 신고 언쟁을 벌여 논란이 됐던 기자에 우수상을 수여하면서 MBC 소수노조인 제3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제3노조는 “박성제 사장이 오늘 MBC 창사 기념식에서 A기자에게 우수상을 준 것은 ‘타 기자들의 모범이 됐다’는 것”이라며 “아무리 민노총 언론노조가 MBC를 장악했다고 하지만 편파보도로 비난받는 사람에게 상까지 주는 행위는 너무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 불공정하게 보도를 해서 특정 정치세력에 이익이 되게 하자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했다.

한편 제3노조가 공개한 MBC의 A 기자 시상 사유에는 “2022년 7월 5일 뉴스데스크 <대통령 나토순방에 민간인이 동행…1호기까지 탑승?> 특종보도를 했다.
MBC 보도의 성가를 높였고 뉴스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성실한 근무 자세와 적극적이고 비판적인 기자정신으로 타 기자들의 모범이 됐다”고 적혀있다.

제3노조는 MBC 방송강령인 ‘불편부당한 공정방송에 힘쓴다’를 언급하며 “박성제 사장은 A 기자가 한 행동, 그에게 상을 주며 ‘모범’이라고 칭찬하는 행동이 위와 같은 원칙과 부합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말했다.

박성제 사장은 이날 창사 기념식에서 “거센 파도는 오직 국민만을 주인으로 섬기는 우리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에 대한 우리의 사명을 흔들려고 한다”라고 말하며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박 사장은 “굳건한 방파제가 되어 맨 앞에서 파도와 맞설 것”이라며 “합리적인 비판은 수용하되 부당한 간섭과 외풍은 철저히 막아내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서 동남아 순방 때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과 관련해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A기자는 집무실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여 대통령실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과 언쟁이 벌어졌었다.
당시 A기자는 슬리퍼를 신고 있어 여권으로부터 무례하다는 취지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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